극단 선택 연령 낮아진다…우울·불안 달고 사는 학생들

유효송 기자, 정인지 기자
2025.09.10 06:05
추정 원인별 자살 학생 현황/그래픽=김지영

올해만 벌써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생을 져버린 가운데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문제와 대인관계, 학업 진로 등 다양한 현대사회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다 미디어를 통한 접촉이 활발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초·중·고교 학생 사망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반동안 사망한 1076명의 학생 중 고등학생이 절반에 육박하는 513명(47.6%)이다. 중학생은 36.3%, 초등은 5.1%다. 대안교육기관 재학 학생 등 '학교 밖 청소년'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점을 고려하면, 실제 10대 자살 사망은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연도별로 보면 자살 위험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는 특징을 나타낸다. 2020년에는 전체 사망자 148명 중 고등학생이 91명(61.5%), 중학생 51명(34.5%), 초등 6명(4%) 등으로 고등학생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다 1년만인 2021년에는 전체(197명) 중 고등학생 비율은 59.9%으로 낮아진 반면 중학생은 35.5%, 초 4.5%로 높아졌다. 그러다 2022년엔 초 6.2%, 중 33%, 고 60.8% 로 초등학생 비율이 높아지더니 2023년에는 초등학생이 한 해 사망자 중 7%를 기록했다. 당해년도 중학생 사망자는 43.4%, 고등학생은 49.5%였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초 4.1%, 중 36.1%, 고 59.7%로 다시 고등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학생 자살은 최근 심각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인 파악은 더디다. '학생 10만 명당 자살자수'(자살률)은 2015년 1.5명에서 지난해 4.3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전체 국민 자살률은 2015년 26.5명에서 2023년 27.3명으로 늘었는데, 이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추정 원인을 나눴지만 매해 '원인 미상'을 제외하고 1위를 기록한 요인은 가정문제와 정신과적 문제가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특히 정신과적 문제는 2022년 22건에서 지난해 70건으로 크게 늘었는데,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도 대응에 한계가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실시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전국 초·중·고교의 자살위험군 학생은 1만7667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학생들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자살위험군 학생 중 13.7%에 달하는 2417명은 전문기관 연계치료를 받지 못했다. 학생, 학부모가 거부할 경우 치료를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학생이 스스로의 심리를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밀학교의 경우 학생수에 비해 상담교사가 충분치 않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각 학교에는 전문상담교사가 한 명 이상 배치된다. 전교생이 1000명이 달하는 대형학교라도 예산 등으로 추가 채용이 어려워 일부 학교의 경우 수업시간에 대신해 상담이 이뤄지기도 한다.

한 상담교사는 "수업시간을 빠질 경우 친구들이 이상을 눈치챌 수 있어 가능한 한 방과후에 상담을 진행하려 하지만, 수요가 높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이마저도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상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소년 자살 연령이 낮아지는 통계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10대 학생 마음 건강을 더 세심하게 돌봐야한다고 느낀다“며 ”가정과 학업 스트레스를 공유하고 해소할 수 있게 실질적인 상담 환경 기반을 확충하는 등 정책적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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