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납세 등 행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챙기라"고 지시했다.
행정안전부 소속인 국정자원은 '국가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본원인 대전(647개)을 포함해 대구와 광주 분원 등 3곳에서 약 1600개 국가 전산시스템을 관리한다. 대전 국정자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지난 26일 오후 8시15분쯤이다. 화재는 5층 7-1 전산실에서 작업자 13명이 리튬배터리 교체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면서 시작됐다. 발생 22시간 여만인 지난 27일 오후 6시 완진됐다. 이 과정에서 40대 남성 1명이 1도 화상을 입었고 7-1 전산실(157평)이 거의 전소되면서 전산장비 740대와 배터리 384대 등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인터넷망 436개와 행정내부망 211개 등 총 647개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가동이 중단됐다. 구체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우체국 △보건복지부 복지로·사회서비스포털 △행정안전부 정부24·국민비서·모바일신분증·정보공개시스템·온나라문서·안전신문고·안전디딤돌 △조달청 나라장터·종합쇼핑몰 등이 멈춰섰다.
행안부는 선제적으로 전원을 차단했던 551개 시스템은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해 정상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직접적 피해를 입은 7-1 전산실 내 96개 시스템의 복구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기엔 국민 생활과 밀접한 1~2등급 정부 서비스가 포함된 만큼, 당장 월요일부터 혼란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방안을 빈틈없이 마련해 국민들께 안내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장애복구와 함께 이중 운영체계를 비롯한 근본적 보완책 마련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발생한 전산망 장애 이후에도 이중화 등 신속한 장애 복구 조치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확실히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버넌스를 포함해 구조적 문제 해결 방안을 신속하게 보고할 것도 주문했다.
이날 소방청은 대전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에 나섰다. 전산실에서 반출해 수조에 담가둔 배터리들의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