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상관없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를 조사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인력은 3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국가안보실·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안부·개보위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민간·공공을 아우르는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이 지난 22일 발표됐다. 정부가 공공·금융·통신 등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1600개 정보기술 체계를 대대적으로 점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인력이다. 관련 브리핑에서도 정부는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진 않았다. 공공·민간 전 영역의 개인정보 유출을 조사하는 개보위 조사관도 31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국내외 개인정보 처리자의 개인정보 권리 침해에 대한 조사·처분, 유출 사고 조사, 사전적정성 검토 등을 담당하는데, 2022년 14명을 충원한 이후 3년째 제자리다. 반면 유출된 개인정보 건수는 2022년 64만8000건에서 지난해 1377만 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는 1∼4월에는 SKT 유출 사고로 건수가 3600만건에 달한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황이 다르다. 공정위는 불공정거래를 전담하는 조사 부서 인력이 현재 220명 규모인데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150명(68%) 이상 증원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의 지난해 사건 처리 건수는 2496건으로 10년 전인 2014년 4079건 대비 약 39%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의 사건 처리 건수는 113건인데 자본시장국 인력은 30여명 정도다. 사건 처리 건수만 놓고 보면 개보위(369건)의 30% 수준이지만 인력은 비슷하다.
정부부처의 정원 등을 관장하는 행안부는 "통상 수요가 확정적으로 계속될지 판단하고 인력을 배치하는데 개보위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타 기간 대비 인력이 적어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추가 인력산정이 필요한 부분은 검토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보위의 인력 부족으로 조사·처분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정부24 서비스에서 발생한 오류로 교육민원 646건·납세증명서 587건이 민원 청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발급됐다. 주소, 주민번호, 체납정보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그러나 1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개보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박기웅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점검해야 할 항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인력은 더 부족한 처지에 놓였다"며 "정보보안과 안정성은 사고가 있을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인력이 있음으로 해서 더 강력해진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