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산청장 종묘 영향평가 압박 유감, 적극적 협의 촉구"

오상헌 기자
2025.11.17 13:11

허민 유산청장,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 수용 요구에 "깊은 유감"
"세계유산지구 쟁점화된 후에 지정, 서울시 특정사업 겨냥 자인"
유산청, 조정회의 제안엔 "적극 환영, 종로 지역주민대표 참여"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국가유산청이 올해 안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 고시와 관련 행정 절차를 마치고,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로부터 100m 이상 떨어져 있어 영향평가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 모습. 2025.11.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시는 17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종묘 앞 세운 4구역 재정비 촉진사업과 관련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수용하라고 거듭 요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산청이 갈등 조정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제안한 데 대해선 "적극 환영한다"며 당사자인 종로 지역 주민대표의 참여를 역제안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종묘 앞 재정비사업과 관련한 허 유산청장의 기자브리핑 후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는 이미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으나 유산청장은 실무적 협의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종묘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적 감정을 자극했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시행의 법적 전제가 되는 '세계유산지구 지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세운 4구역 재개발이 쟁점화된 이후에야 뒤늦게 이를 지정했다"며 "유산청이 그동안 본연의 역할은 이행하지 않다가 서울시의 특정 사업을 겨냥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30년이 지났음에도 '완충구역'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유산청은 서울시와 9년 넘게 협의하고 13차례 문화재 심의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종묘 보호의 기준선이 되는 완충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을 반복 요구하는 것은 종묘 보존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치적 공세라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세운 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서울을 녹지·생태 중심 도시로 재창조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서울시는 정밀한 시뮬레이션과 종묘와 조화되는 건축 디자인 도입을 통해 경관 훼손이 없음을 이미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산청장은 서울시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고 협의하는 과정 없이 마치 종묘가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을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유산청장의 과도한 주장이 오히려 대외적으로 종묘의 세계유산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는 유산청장이 제안한 관계기관 회의를 적극 환영한다"며 "이제라도 사업의 본질과 실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수십 년간 개발 지연으로 피해를 겪어 온 종로 지역 주민 대표들도 함께 참여해 특정 기관의 일방적 입장이 아닌 민·관·전문가가 함께하는 균형 잡힌 논의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변인은 "서울시는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미래 경쟁력 확보는 어느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할 두 축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역사와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국가유산청의 책임 있는 협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