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수들이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766명을 대상으로 올 한해를 규정할 사자성어를 추천받은 결과 가장 많은 33.94%가 변동불거를 선택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사자성어는 '주역'의 '계사전' 하(下)에 나오는 말로, 변화무쌍한 세상을 뜻한다. 세상을 정태적 관점이 아니라 변동하는 위상, 주역의 표현으로 말하면 변역(變易)이다. '주역'은 변화하는 현실을 떠나지 않고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원리를 찾아내고자 했다.
변동불거를 추천한 양일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지난 연말 계엄령이 선포됐고 올봄에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탄핵했다"면서도 "해외에서 갑자기 날아온 K-컬처의 위력은 한국 정치의 감점을 만회하고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난히 급변하는 한국에서는 변화하는 현실에 추종할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원리의 탐구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유연하게 사고하고 멀리 내다보면서 변화하는 세상의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변역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변동불거를 선택한 교수들도 △회복된 민주주의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 혼란 △미국 국수주의에 중일관계 악화 등 빠르게 요동치는 국내외 사회 현실을 지적했다.
교수들이 선정한 다른 사자성어들도 혼란스런 현실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2위는 '하늘의 뜻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의 '천명미상(天命靡常)'이 26.37%를 얻었다. 3위는 '소문을 듣고 학자들이 오리 떼처럼 몰려들어 좌석이 늘 가득했다'는 뜻의 '추지약무(趨之若鶩)가 20.76%의 지지를 받았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18명의 추천위원단으로부터 18개의 사자성어를 추천받은 뒤 위 5개 후보를 확정했다. 투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8일간 온라인 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