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딤돌소득 '탈수급·근로소득 증가' 가구↑…"근로유인 촉진"

정세진 기자
2025.12.23 10:00

'디딤돌소득 포럼' 3년성과 발표·소득보장제도 미래 논의
로빈슨 교수 "디딤돌소득, 새 사회계약의 중요 연결고리"
"기초생활보장→디딤돌소득 전환 후 수급 중단 염려없어"

자료=서울시

서울시의 디딤돌소득 시범 도입 3년차인 올해 2차년도(2024년) 대비 수급가구 탈수급율이 1.1% 포인트(p), 근로소득 증가 가구는 2.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의료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비 근로유인 촉진 효과도 높았다.

서울시는 23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2관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디딤돌소득 3년 종합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포럼에선 지난해 노벨경제학 수상자 제임스 로빈슨 교수의 기조연설,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제·복지 관련 국내외 석학과 대담, 소득보장제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제임스 로빈슨 교수는 "한국은 단순한 복지나 사회보험의 확장을 넘어 자산 배분과 사회적 이동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디딤돌소득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별대담에서는 제임스 로빈슨 교수, 강성진 고려대학교 교수, 오 시장이 함께 '인공지능(AI)' 고도화 시대, 고용 없는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오 시장이 "AI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냐"고 묻자 로빈슨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준비가 미흡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정민 서울대 교수가 서울디딤돌소득 3차년도 성과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디딤돌소득 수급가구의 총소득이 증가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비수급가구보다 25만원 높았다. 교통비·식료품비 같은 필수재 지출이 늘었고 정신건강 및 영양지수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급에 따른 소득효과로 인해 지원 기간 전체에서 가구주의 평균 노동 공급(근로 여부)이 10.4%p 감소했다. 이는 교육·훈련, 돌봄, 건강관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한 결과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황윤재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다음 세션에서는 디딤돌소득 제도의 실행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합성 심화 연구 결과로 △디딤돌소득 재원 조달 방안 △디딤돌소득의 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디딤돌소득과 사회서비스 연계 방안 △디딤돌소득 적용의 공간적 확장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디딤돌소득 전국 시행에 따른 중장기 재정 소요를 추계하고 지출 구조 조정과 세수 확충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디딤돌소득이 노동 공급을 위축시킬 가능성은 낮으며 경제활동 참여 유인을 위한 근로 인센티브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디딤돌소득과 사회서비스 연계 방안' 발표에서 저소득층이 돌봄 부담과 정보 접근의 한계로 취업·사회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사회서비스 연계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에서 변금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소득보장제도는 근로연령층(19~64세), 특히 가족 돌봄 청년, 중·장년 등 돌봄 취약계층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며 AI시대 미래 소득보장제도는 소득·돌봄을 통합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세훈 시장은 "AI는 성장 기회뿐 아니라 노동·일자리 구조를 빠르게 바꾸며 불안도 안겨주고 있는 만큼 이 시점에서 사회안전망이 충분한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의존이 아닌 역량을 키우는 복지, 어려울수록 두텁게 지원해 성장·도전 기회를 주는 복지 모델임이 증명된 '디딤돌소득'은 미래 소득보장제도의 새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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