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쌍둥이 아기 사망' 남 일 아니다?… 지방 응급실 붕괴설, 현실로

'대구 쌍둥이 아기 사망' 남 일 아니다?… 지방 응급실 붕괴설, 현실로

정심교 기자
2026.04.19 15:02
(서울=뉴스1)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충북 청주 서원구 충북대학교병원을 방문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충북 청주 서원구 충북대학교병원을 방문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지난 1일 대구에서 조산 증상을 보인 28주차 쌍둥이 임신부가 대학병원 7군데서 수용을 거부당해 4시간을 헤매다 아기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뇌손상을 입어 충격을 안겼다.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8일, 대구에서 복통을 호소한 20주 임신부가 16곳에서 거절당한 끝에 3시간 만에 충남 아산까지 이송되면서, 지역 응급실 붕괴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19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후 병원으로 출발하기까지 현장 체류 시간이 1시간을 넘기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소방청과 대구광역시·경상남도·전라남도 소방본부가 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급대의 현장 체류 시간이 1시간을 넘긴 이송건수는 2023년 3만3933건에서 2025년 7만9455건으로 2년 새 2.3배 증가했다.

그중 1~2시간 구간은 3882건에서 9882건으로 2.5배 늘었고, 무려 2시간(120분)을 넘긴 사례도 452건에서 93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이송건수 자체는 같은 기간 13.1% 감소(199만3047건→173만2957건)했는데도 현장 체류시간이 30분을 넘긴 이송 건수는 2.4배 증가했다.

이번 쌍둥이 임신부 사례가 불거진 대구는 상황이 심각했다. 대구의 전체 이송건수는 2023년 9만102건에서 2025년 7만8134건으로 13.3% 줄었는데, 1시간 초과 이송은 1078건에서 2728건으로 오히려 2.5배 늘었다. 관내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타 시·도로 이송한 관외 이송도 144건에서 494건으로 3.4배나 늘었다. 서 의원은 "이런 흐름은 지역 응급의료체계 전반의 수용 역량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관계 부처가 통계 기준 정비를 서두르고 지역 응급의료 기반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급실에서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배후진료(응급처치 이후 수술·입원 등 근본적인 치료) 공백'이 꼽힌다. 예컨대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오더라도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를 삽입하려면 심장내과·흉부외과 전문의가 있어야 하는데, 해당 의료진이 없거나 배후진료를 위한 시술·수술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의료기관에선 '처치 불가'로 판단해 환자를 받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률이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배후진료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되면서 응급실 뺑뺑이 감소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배후진료' 법적 개념 명확화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배후진료 역량 강화 계획 포함 △배후진료에 필요한 시설·장비·인력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 신설 등을 담았다.

한 의원은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 적기를 놓치는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 응급실 수용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응급처치 이후 치료를 이어받을 '배후진료' 역량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현행법은 응급환자의 이송·수용 등 초기 대응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이후 치료를 담당하는 배후진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응급의료와 배후진료의 경계, 질환군별 적용 범위, 기관 유형별 요구 수준을 하위법령·고시에서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질환별 특성과 의료기관별 전문인력·수술·입원 인프라의 현실이 다르므로, 배후진료의 범위와 적용 기준은 획일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전문과목별 특수성과 지역별 자원 격차를 반영해 설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하위법령·제도를 설계할 때 응급의료 기금 활용, 배후진료 인력에 대한 인건비 및 당직 대기 보상, 고위험·야간·휴일 진료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등 구체적 재정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의협 각 산하단체를 거쳐 수렴한 의견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에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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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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