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임금근로자인 맞벌이부부일수록 남녀가 일과 가정에 쏟는 시간이 균형을 이루는 '근로-돌봄 조정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년 전에는 여성이 고소득자일 때 남녀의 돌봄 균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이제는 절대 소득규모보다는 '어떤' 직장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해졌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자녀 양육기 맞벌이 가구의 시간 배분 유형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는 근로·가사·양육시간의 조합에 따라 △근로중심형 △역할분담형 △근로-돌봄 조정형으로 구분했다.
근로중심형은 부부 모두 근로시간이 비교적 길고 여성의 가사·양육시간이 남성에 비해 긴 경우, 역할분담형은 남성은 일 중심, 여성은 돌봄 중심인 경우, 근로-돌봄 조정형은 남녀 모두 근로와 가사·양육에 고루 시간을 쓰는 경우를 말한다.
근로-돌봄 조정형은 2024년 전체의 13.4%로 5년 전인 2019년 대비 4.9%포인트(P) 증가했지만 여전히 비중이 가장 적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근로중심형(62.2%)이며 역할분담형(24.4%)이 다음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고소득 가계에 몰려있던 근로-돌봄 조정형이 중위소득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2019년에는 근로-돌봄조정형 중 여성 소득이 '상'인 경우는 52.9%에 달했지만, 2024년에는 '중'이 55%를 차지했다. '상'은 32.5%, '하'는 12.5%였다.
남성도 근로-돌봄조정형 중 소득이 '상'인 경우는 2019년 70.6%에 달했지만, 2024년에는 '중'이 50%, '상'이 42.5%를 기록했다.
대신 남녀 모두 임금근로자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근로-돌봄 조정형에서 여성이 임금근로자인 경우는 85%, 남성이 임금근로자인 경우는 77.5였다. 이는 2019년 여성 70.6%, 남성 67.7%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최인선 인구정책연구실 전문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다양한 근로 형태와 돌봄 지원을 포함한 일·가정 양립 정책의 누적 효과,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근로중심형이 60% 이상을 차지해 맞벌이 가구의 다수가 장시간 근로하고 있다"며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포괄하는 일·가정 양립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