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소각장' 항소심도 주민 손 들어줬다

정세진, 이민하 기자
2026.02.13 04:00

서울시, 2심도 패소… 권역별 소각장 증설 계획 차질 우려

서울시가 마포구 주민들이 낸 신규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 입지결정취소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시가 패소하면서 마포 신규 쓰레기소각장 건립계획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규 소각장뿐 아니라 기존 서울 내 4개 권역별 공공소각장을 증설하는 현대화 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서울시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부장판사 김형배 김무신 김동원)는 이날 오후 2시 마포구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고시 취소소송'에서 서울시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원고인 마포주민들이 입지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주민동의가 없었고 마포구와 주민들이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소송은 서울시가 2023년 마포 자원회수시설 인근에 하루 1000톤 규모의 신규 광역소각시설을 짓겠다고 입지결정을 고시한 것을 두고 지역주민 1850여명이 절차적 위법을 주장하며 제기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지난해 1월 "입지선정위원회의 구성에 하자가 있고 입지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한 전문 연구기관 선정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절차적 하자로 인해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청구를 인용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시-마포구 '신규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갈등 및 서울시 내 쓰레기 100% 공공처리 계획/그래픽=김지영

마포구와 지역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다. 마포구는 항소심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은 서울시가 추진해온 신규 소각장 입지결정 과정의 위법성과 추진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주민 수용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사법적 기준을 재차 제시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마포구는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설치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구민과 대응할 방침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공공성이 큰 쓰레기 정책일수록 적법성과 주민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직매립금지 시행에 따른 혼란과 지역간 갈등이 격화하는 위중한 현실이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며 상고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강남과 노원, 양천에서 계획 중인 소각장 현대화 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울시는 현재 운영 중인 강남·노원·마포·양천 4개 공공소각장을 단계적으로 손보는 '현대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첫 현대화 사업대상은 강남 소각장이다. 하루 최대 900톤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지만 시설 노후화로 현재 가동률은 70%선에 머무는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하루 약 2905톤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중 69.4%(2019톤)만 시내 소각장에서 처리한다. 올해부터 수도권에서는 종량제봉투째 매립이 금지됐다. 서울 관내 소각장에서 처리하지 못한 30.5%(889톤)에 대해선 민간소각장을 이용하거나 재활용해야 한다. 2030년부턴 직매립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2033년까지 생활폐기물 전량을 관내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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