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10~13세) 연령하향이 사회적 논제가 된 가운데 소년보호시설 청소년(15~18세) 4명 중 1명은 고등학교를 안 다니거나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보호시설은 대부분 소년법을 적용받아 보호위탁되거나 소년원 출원 후 원가정에서 생활이 어려워 시설에서 지내며 독립을 준비하는 곳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6일 발간한 '시설거주 청소년 교육기회 확대방안 연구'에 따르면 소년보호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 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73.6%에 그쳤다. '고등학교 휴학·중퇴'가 20.8%, '중학교 졸업 이하'가 5.7%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청소년쉼터 △소년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105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현재 14세 이상은 형사책임이 있지만 19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소년법 적용대상이기 때문에 10~19세는 소년보호시설에 거주할 수 있다.
촉법소년 연령하향을 반대하는 측은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형법이 아닌 기존과 같은 소년법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고 청소년을 둘러싼 양육환경이 개선돼야 성인 범죄자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번 연구는 이미 촉법소년 연령을 넘어선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지만 촉법소년도 함께 생활하는 소년보호시설 거주환경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주된 이유는 소년보호시설 청소년의 경우 '공부하기 싫어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시설 학생들의 경우 '기타'나 '학교처분'이 주된 이유였다. 필요한 경우 학습교재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년보호시설 청소년들은 '그렇다'는 비율이 71.7%로 시설 청소년 평균(87%)에 비해 크게 낮았다. 소년보호시설자체예산으론 교육비 충당이 어렵고 장학금 등의 후원금 의존도가 높아 재정 변동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최근 1년간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소년보호시설 청소년들은 45.3%로 전체 시설 청소년 평균(24.3%)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 청소년의 경우 13.7%에 그친다. 소년보호시설 청소년들은 '1주일 중 5일 이상 일했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고 '2일'이 25%, '3일'이 20%였다.
소년보호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은 진로에 대한 희망과 컴퓨터 활용능력도 낮았다. 장래에 희망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능력·기술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소년보호시설 청소년은 20.7%로 전체 시설 청소년의 7.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신적 건강인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스스로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답한 소년보호시설 청소년은 32.1%로 일반 청소년(5.1%)과 시설 청소년 평균(20.9%)을 크게 웃돌았다. 김승경 연구원은 " 학교를 다니지 않는 소년보호시설 청소년은 일반학생에 비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학교를 통해 지원되는 심리지원사업인 '위(Wee) 프로젝트'를 받을 수 없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