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이 바뀌더라도 큰 변화 없을 겁니다. 언제나 비협조적이어서요. 저희는 물론 늘 열려있습니다. "
15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올해 퀴어퍼레이드 일정을 발표하면서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탓이다. 광화문 광장에는 감사의 정원 등 조형물이 많아 안전상의 문제가 있고 서울 광장은 참가자가 늘면서 좁아졌다. 조직위는 올해 서울 도심의 대로 몇 곳을 놓고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2026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는 6월1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반대 단체 등과 갈등을 빚으며 주목받았던 퀴어퍼레이드는 같은달 13일 열린다. 장소에 대한 질문을 받자 조직위 측은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매년 시청과 자치구가 장소 제공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입장이다. 6·3 지방 선거 결과에 따라 지자체장이 바뀐다고 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시연 서울퀴어퍼레이드 집행위원장은 "집행위는 예년과 같이 또 장소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17만명 이상의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리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서울 도심에서 이러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서울시와 경찰 등 관계 기관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행정 협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COVID-19) 유행 기간을 제외하곤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조직위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도 매년 서울광장 사용을 희망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 조례에 따라 서울광장 신고 순위가 겹치면 신고자끼리 조정을 거친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결정한다. 2023년에는 다른 단체의 문화축제가, 2024년에는 '책읽는 서울광장' 행사와 일정이 겹쳤다.
열린광장시민위는 '광장 신고자의 성별·장애·정치적이념·종교 등을 이유로 광장사용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공감하는 한편 행사의 연속성 및 효율성, 대외적 신뢰성 등을 기준으로 광장 사용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원칙대로 신청 순위에 따라 결정할 뿐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지난해부턴 광장 대신 대로를 선택했다. 집회 참여자가 크게 늘면서 서울광장이 좁아졌고 반대 집회가 광장을 둘러 싸고 열리면서 안전에도 위협을 받아 사용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퀴어축제는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을지로2가와 종각역 일대 대로에서 열렸다.
조직위 관계자는 "도심에서 퍼레이드를 열려면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개최하는 게 가장 이상 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광화문 일대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도심에서 활용할 공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