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복지 서비스는 기초지자체에서 소규모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대상으로는 노인이 중요해지면서, 지원 목적도 고용보다는 보건의료가 가장 많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사회보장 신설·변경협의지원단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브리프'에서 지자체 사회보장제도의 2020~2025년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는 중앙부처나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기존 제도와의 중복·누락을 방지하고 재정 영향 등을 사전에 협의·조정하기 위한 제도다.
사전협의 접수 건수는 2020년 1088건에서 2025년 1610건으로 48% 급증했다. 지난해 사전접수 중에는 기초지자체의 비중이 전체의 약 77%에 달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장 중심의 복지 수요가 활발하게 발굴되고 있었다. 광역지자체는 20%, 중앙정부는 3%에 그쳤다.
예산규모 별로는 중앙은 500억원 이상, 광역지자체는 10억원 미만, 기초지자체는 1억원 미만의 사업이 가장 많았다.
지급방식 측면에서는 현금(지역화폐)과 바우처·서비스가 약 5 대 4 내외의 비중으로 양대 축을 형성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었다.
현금(지역화폐) 비중은 2021년 57.6%에서 2023년 33%까지 하락했다가 2025년에는 53.7%로 다시 상승했다. 이와 동시에 바우처·서비스가 2021년 38.1%에서 2022년 51.2%로 현금을 역전했다가 2025년 다시 41.7%로 낮아졌다. 현물 지원은 전 기간에 걸쳐 4~6% 수준으로 보조적 급여수단의 성격이 지속되고 있었다.
협의완료 안건 중 사업 대상별로는 '청장년'은 6년간 연속 1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비중은 2021년 38.5%에서 2025년 22%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노인은 2021년 7.5%에서 2025년 18.1%로 꾸준히 확대되며, 2024년부터 2순위로 부상했다. 저출생이 부각되면서 여성가족은 2023년 3.6%에서 2025년 15.9%로 약 4배 이상 증가하며 2025년에는 3순위에 진입했다.
사업 목적별로는 협의완료 기준 보건의료가 17.4%로 가장 많았고 주거(에너지)가 15.4%, 고용실업이 13.8%로 뒤를 이었다. 이외 소득빈곤은 2020년 9.3%에서 2025년 5%로 축소됐고, 성인돌봄은 2020년 8.6%에서 2025년 10.7%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지자체 사업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전국적으로 신설된 사업은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플랫폼 노동자 사회보험 적용 확대 △고령·여성·아동 의료 수요 △발달장애인 배상책임보험 △외국인 아동 보육 지원등이다.
대상포진은 50세 이상 인구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전액 본인부담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접종비를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플랫폼·배달 노동자 지원 사업이 12개로 급증해 서울·경기·광주·경남 등 6개 광역에서 신설됐다. 지원 내용은 고용보험료 본인부담금 50~90% 및 산재보험료 70~90% 지원, 안전용품(헬멧·보온장비 등) 지원 등이다.
고령·여성·아동 의료를 위해서는 난임, 치매, 틀니·임플란트, 간병비, 무릎 인공관절 지원 등이 있었다. 난임 시술비·간병비·노인 임플란트·무릎 인공관절 등은 이미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급여 횟수·개수 제한을 초과하는 수요, 비급여 부대비용 등의 구조적 복지 공백이 있었다.
지역별로는 인구·재정·인프라 여건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서울특별시는 2025년 기준 310건의 협의를 요청한 반면, 산하 기초지자체가 부재하고 인구 규모가 작은 세종특별자치시는 6건에 그쳤다.
보사연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자체 사회보장제도 컨설팅 및 협의 기준 개선에 대한 정책 제언을 할 계획이다.
신영석 보사연 원장은 "사전협의제도는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포착하는 '정책 수요 탐지기'로 진화하고 있다"며 "협의지원단의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지자체의 창의적 복지 실험이 체계적 근거 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