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2년만에…국민 '안전권'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이민하 기자
2026.05.26 13:33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생명안전기본법안(수정, 박주민의원ㆍ한창민의원ㆍ용혜인의원 대표발의)이 가결되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족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05.07.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 생명을 국가의 보호 책무로 명시하고, 대형 안전사고가 생겼을 때는 독립조사기구를 설치·운영한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에서 모든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생명·안전 보호 책무를 규정한 '생명안전기본법' 공포안이 의결됐다. 이번 법 제정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 만이다.

그동안 세월호, 이태원, 여객기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을 겪으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관련 법 제정 요구가 지속됐다. 행안부 측은 "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사고에 취약한 약자와 피해자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한다는 점에서 기존 법률과 다르다"며 "특히 독립된 조사기구를 통해 사고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우선 국민 '안전권' 명문화 하고 국가의 보호 책무 명시했다. 안전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법률에 명문화했다. 이 권리는 대한민국 영토에 있는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적용된다. 과거 사회적 참사 발생 시 개별적인 특별법을 통해 보장받던 피해자의 세부 권리도 명시했다. 사고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사고원인 조사와 그 과정에 참여를 요구할 권리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앙 및 지방정부, 기업 등은 국민의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한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 생명안전 전담기구 신설하고,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해 국가 주요 안전 정책을 논의하는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근거도 포함됐다. 이 위원회는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생명안전과 관련된 산업재해, 자살, 자연재난,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의 대책을 총괄한다. 안전권 보장을 위해 5년마다 국가 차원의 '생명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정책 이행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안전과 관련된 재정·인력 확보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했다.

앞으로 중앙 및 지방정부가 법령을 제·개정하거나 계획 및 사업을 시행할 때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각 기관은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 안전 확보의 실효성 등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안전영향 분석·평가가 재해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 현재 시행 중인 제도와 상충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평가 대상·방법·시기 등은 하위법령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안전사고 발생 원인과 수습 과정의 적정성을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조사한다. 안전사고 피해자의 신체·정신·경제적 회복을 위한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기업 등도 안전사고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법률안이 공포된 이후 6개월 뒤 시행되는 일정에 맞춰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출범을 완료하는 등 법률 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윤호중 장관은 "이번 법 제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단순한 선언이나 추상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법적 권리로 명확히 규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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