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신입생 나 혼자야" 31%가 소규모학교...뭉치면 지원금 쏜다

정인지 기자
2026.06.10 15:00

원어민 강사·방과후·시설 개편으로 거점화-교육의 질 높여 통폐합 반대하는 주민 설득

/사진제공=교육부

#강원도 A초등학교는 올해 1학년 신입생이 1명 밖에 없다. 전교생은 총 9명, 교사는 4명이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60명 이하(면·도서·벽지 지역)일 경우 폐교를 검토하도록 권고하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면 시도 교육청 입장에서는 강제로 폐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학생수가 적으면 모둠활동, 동아리,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기 어렵고,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 교사가 충분히 배치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소규모학교가 전국 30%를 넘자 교육부가 재정 지원으로 통폐합·거점화를 유인하겠다고 나섰다. 거점 학교는 원어민 강사 채용, 최신식 체육관 설치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 주민들의 통폐합에 대한 거부 심리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자체·교육지원청이 협력해 혁신 계획 수립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교진 장관은 이날 대구 군위중학교를 방문해 지역·학교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교육혁신선도지역 기본계획'과 이와 연계된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교육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전국에서 신입생 0명인 학교는 2021년 58교에서 지난해 148개교로 약 3배가 증가했지만, 학교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보낼만한 학교'를 만들어 주변 학령인구를 흡수한다는 목표다.

'교육혁신선도지역'은 '1유형 인구감소(관심)지역'과 '2유형 그 외 비수도권 등'으로 구분해 지역 수요에 맞춘 교육혁신 모형을 창출하도록 돕는 것이다. 올해 1유형은 30개 내외를 선정하고 지역당 20억원씩, 2유형은 10개 내외를 선정하고 지역당 20억원씩(기초지자체가 없는 세종·제주는 40억원)을 지원한다. 최대 5년간 1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기초지자체, 교육지원청이 함께 지원 학교와 내용을 정한다. 1유형 지역에서는 '지역 내 양질의 교육생태계 구축'을, 2유형 지역에서는 '지역 내 교육격차 완화'와 '대학·산업 연계 교육 강화'를 필수과제로 추진한다. 교육부는 앞으로 혁신선도지역 운영을 위한 교육특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혁신 사례인 대구 군위군은 인구감소지역으로 군위초·중·고를 거점학교로 육성했다. 관내 군위초·중·고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소규모학교였기 때문이다. 거점학교에서는 통학버스, 통학택시, 기숙사 등으로 통학을 지원하고 1학생 1예술 활동 참여가 가능하다. 맞춤형 학력향상 프로그램, 영어캠프, 논·구술형 평가 등으로 학업 내실도 챙겼다.

5개 시도 이미 소규모학교 절반 이상...학생 수 더 줄어든다
/사진제공=교육부

교육부는 2015년에 만든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 권고기준'도 폐지한다. 권고 기준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학교를 통폐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17개 시도 중 강원도, 전남, 전북, 경북 5개 지역은 소규모학교가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현재 전국 484만명인 학생 수는 2031년 381만명으로 21%가 더 감소할 전망이다.

앞으로는 시도교육청이 지역별 특성과 교육 여건을 반영해 학교 규모 기준과 학교 통합 절차를 자체적으로 마련한다. 학교 혁신에 대한 재정지원도 확대해 통합 이전 단계부터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선한다. 보통교부금 산정 시 폐지 학교에 대한 가산 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다. 학교 통합 및 분교장 개편 등을 지원하는 학교통합 지원금도 현행 대비 50% 이상 확대한다. 초등의 경우 40억~60억원에서 75억원, 중등의 경우 90억~11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상향된다.

지역은 학교통합 지원금 등을 '기금'으로 조성해 소규모학교 혁신에 따른 거점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 재원으로 지속 활용할 수도 있다. 폐교와 유휴시설은 학교복합시설 사업 확대를 통해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시설 조성을 지원한다. '폐교활용법' 개정으로 폐교 무상대부 특례를 확대하고 활용 용도를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한다.

예를 들어 교육혁신선도지역에서 소규모 학교 3곳이 1곳으로 통폐합될 경우 △교육혁신선도지역 20억원 △통폐합 인센티브 260억원 △학교 운영비 1억~10억원 △기숙사 설치 50억원 △학교복합시설 40억원 △폐교활용지원 20억원 등으로 총 400억원이 지원될 수 있다. 이는 한 학교가 아닌 지역 전체에서 사용하는 비용을 모두 합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통폐합 권고안은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다"며 "이번 정책은 교육 환경을 개선해 주민들이 선호하는 혁신학교를 만들고 지역 생태계를 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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