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모닝인사이트] 재사용 발사체
![[원창(중 하이난성)=신화/뉴시스]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의 하이난 상업용우주선발사장에서 10일 창정(長征)-10B 우주선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중국은 최초로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발사체 회수에 성공, 이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위협할 수 있게 됐다. 2026.07.10.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2409283561546_1.jpg)
중국이 지난 10일 운반로켓 '창정10B'의 1단 로켓을 해상 그물망 방식으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재사용 로켓 기술은 미국 스페이스X가 상용화한 수직이착륙(VTVL) 방식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시험에서 해상 그물망 회수 방식을 사용했다. 왜 중국은 스페이스X와 다른 방법으로 로켓 회수에 나섰을까.
미국 스페이스X는 팰컨9(Falcon 9)을 통해 수직이착륙 기술을 상용화했다. 최근 스페이스X는 발사탑의 기계팔(Mechazilla)을 이용해 1단 로켓을 공중에서 포획하는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 이는 로켓과 기계팔이 정확한 위치에서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수준의 정밀 유도·제어 기술이 요구된다.
반면 중국 창정10B는 특수 섬유와 강철 케이블로 구성된 '우물 정(井)'자 형태의 유연한 그물망을 이용하는 해상 회수 방식을 선택했다. 로켓이 그물망 안으로 진입하면 로프의 탄성과 도르래, 유압 감쇠 장치가 충격을 흡수해 기체를 안정적으로 포획한다. 절대적인 위치에 정확히 맞출 필요가 없어 일정 범위의 오차를 허용할 수 있다. 최대 약 10m 수준의 오차가 있어도 로켓을 회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오차를 허용한다고 해서 쉬운 기술이라는 것은 아니다. 해상 그물망 회수는 로켓만으로 구현할 수 없다. 회수 플랫폼과의 정밀한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 회수 임무를 수행한 '링항저'호는 일반 작업선이 아니라 로켓 회수를 위해 설계된 전용 플랫폼이다. 길이 약 144m, 폭 50m 규모로 선체 상부에는 대형 그물망과 충격 흡수 장치가 설치됐다.
핵심은 DP2급 동적 위치제어(Dynamic Positioning) 시스템이다. 위성항법(GNSS)과 관성항법, 풍속계 등 다양한 센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여러 추진기를 자동 제어함으로써 바람과 파도로 인한 선체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정한다. 로켓과 회수선이 서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계산하며 움직이는 정밀한 협업 기술이 뒷받침돼야 해상 그물망 회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국이 스페이스X와 다른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로켓 설계부터 달라진다. 스페이스X 방식은 기계팔이 로켓을 직접 지지해야 하는 만큼 기체 측면에 수백 톤의 하중을 견디는 지지 구조를 설치해야 한다. 반면 그물망 회수는 로켓 상부나 단간부(1단과 2단 로켓 사이를 연결하는 부분)에 비교적 단순한 연결 구조만 적용하면 된다. 또 그물망이 충격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회수 순간 기체에 전달되는 국부 하중도 상대적으로 작아 반복 사용 과정에서 구조 피로를 줄이는 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해상 운용 환경과 비용 절감을 고려해 그물망 회수 방식을 선택했다. 파도와 바람으로 회수선이 흔들리더라도 로켓이 그물망 범위 안으로 진입하면 탄성 구조가 위치 오차를 흡수할 수 있다. 또 다른 해상 회수 선택 이유는 원창 발사장의 발사 궤적에 대응하는 동시에, 넓은 해역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회수 플랫폼을 발사 임무에 맞춰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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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스페이스X는 왜 그물망 회수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스페이스X는 회수한 1단 로켓을 가능한 한 빠르게 다시 발사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기계팔 포획 방식은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지만, 회수 직후 로켓을 발사탑에 바로 세울 수 있어 별도의 인양이나 운반, 재정렬 과정을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연료를 다시 주입한 뒤 단시간 내 재발사하는 초고빈도 운용 체계를 지향한다.
즉 스페이스X는 초고빈도 발사를 위한 운영 효율을, 중국은 해상 회수 환경에 맞춘 운용 유연성과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기술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재사용 로켓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얼마나 자주 발사할 수 있는지다. 회수한 로켓을 빠르게 점검해 다시 발사할 수 있어야 비로소 경제성이 확보된다.
스페이스X는 이를 먼저 입증했다. 1단 로켓을 반복적으로 재사용하면서 발사 단가를 크게 낮췄고 이를 기반으로 스타링크 위성망을 빠르게 확대했다. 재사용 로켓 경쟁이 기술 검증을 넘어 비용 경쟁으로 옮겨간 배경이다.
중국이 창정10B에서 해상 그물망 회수를 선택한 것도 비용 절감 때문이다. 그물망은 충격을 유연하게 분산시켜 회수 과정에서 기체가 받는 하중을 줄이고 구조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기계팔 포획 방식보다 로켓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줄어든 중량만큼 추진제나 탑재체를 더 실을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측 설명이다. 구조가 단순해질수록 반복 사용 과정에서 점검과 정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창정10B의 설계 목표로 장기적으로 단일 발사 비용을 40~50% 절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히 회수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발사 단가 자체를 낮춰 상업 발사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창정10B의 해상 그물망 회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재사용 로켓에도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가더라도 각국은 시장 환경과 발사 수요, 산업 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기술 노선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은 상업 발사 시장을 기반으로 가장 앞선 재사용 체계를 구축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기술을 통해 발사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스타링크 위성망을 빠르게 확대했다. 최근에는 기계팔을 이용한 공중 포획 방식을 검증하며 회수부터 재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더욱 단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유럽은 오랫동안 아리안(Ariane) 계열 일회용 로켓을 중심으로 우주 발사 시장을 유지해 왔다. 정부 주도의 발사 수요가 많고 발사 횟수도 미국에 비해 적어 재사용 기술 개발의 시급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이스X가 발사 단가를 크게 낮추면서 유럽의 국제 상업 발사 시장 경쟁력은 약화됐다. 이에 유럽우주국(ESA)은 차세대 재사용 기술 확보를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유럽은 저비용 메탄 엔진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와 재사용 실증기 '테미스(Themis)'를 중심으로 핵심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리안그룹 산하 민간기업인 마이아스페이스(MaiaSpace)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일회용 체계에서 재사용 체계로 전략을 전환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 운용을 시작한 H3 로켓은 여전히 일회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사용 기술은 RV-X 등 소형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기초 기술을 축적하는 단계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초대형 위성군을 구축해야 하는 수요가 크지 않은 만큼, 당장 대형 재사용 로켓을 상용화할 경제적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재사용 로켓 기술은 국가별 산업 전략을 그대로 반영한다. 미국은 상업 발사 시장을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유럽은 가격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재사용 기술 개발을 본격화했다. 일본은 제한적인 시장 규모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과 달리 해상 그물망 회수를 먼저 실용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이 방식이 장기적인 주력 기술로 자리 잡을지, 향후 기계팔 포획 방식까지 병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지는 앞으로의 기술 개발과 반복 운용 결과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창정10B는 독립적으로 개발된 발사체가 아니다. 중국이 추진 중인 차세대 운반로켓 체계인 '창정10 시리즈'의 한 축을 담당한다. 창정10 기본형은 유인 달 탐사를 위한 대형 운반로켓이며, 창정10A는 차세대 유인우주선과 우주정거장 화물 수송을 맡는다. 이번에 첫 비행에 성공한 창정10B는 상업 발사 시장을 겨냥한 재사용 발사체다. 개발 중인 창정10C는 액체메탄 엔진을 적용한 차세대 상업 발사체로 개발되고 있다.
이들 발사체는 각각 역할은 다르지만 '하나의 직경, 두 종류의 엔진, 세 개의 공통 모듈'이라는 설계 철학을 공유한다. 직경 5m의 공통 기체와 핵심 엔진, 주요 구조물을 최대한 공용화해 생산과 시험,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개발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동일한 기술을 여러 발사체에 적용함으로써 생산과 운용 체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창정10B의 해상 그물망 회수 역시 이러한 체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상업 발사를 통해 축적한 반복 운용 경험과 재사용 기술을 차세대 유인 발사체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 중국이 구상하는 '상업-국가 프로젝트 연계 모델'의 핵심이다.
양샤오 신공간항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열린 '2026 제2회 상업우주산업 발전대회'에서 "위성 인터넷과 우주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상업우주의 핵심 경쟁력은 저비용·고빈도 발사 능력에 달려 있다. 운반로켓의 재사용과 신속한 반복 운용은 상업우주가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기반"이라며 "재사용 기술이 성숙하면 발사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상업우주 산업이 단발성 발사에서 규모화·산업화·상시 운영 단계로 전환될 것이고 재사용 로켓은 앞으로 중국 상업우주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