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고 학생들, 블랙홀 비밀 풀었다…국제 SCI 논문 게재

황예림 기자
2026.06.23 06:00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교내 연구 활동을 통해 도출한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SCI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교내 연구 활동을 통해 도출한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SCI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과학고에 다니는 배이진·안건우 학생과 지난 2월 졸업한 장근영 학생은 권용준 물리교사와 '장방정식에서 도출한 제약 조건 없는 블랙홀 열역학 정식화'(A Constraint-Free Formulation of Black Hole Thermodynamics from the Field Equations) 논문을 작성했다. 해당 논문은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SCI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dern Physics D'에 게재가 확정됐다.

연구진은 부피 대신 '엔트로피 변화'를 장방정식에 도입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물리학계의 난제를 해결했다. 블랙홀이 열역학 제1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중력장 방정식으로부터 직접 유도하려는 시도는 물리학계의 오랜 과제였다. 그간 기존 연구들은 블랙홀의 부피를 고려한 외부 사건지평선의 변화만 고려해, 내부와 외부에 두 지평선이 공존하는 '회전하거나 전하를 띠는 복잡한 블랙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엔트로피는 내부 및 외부 지평선 정보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구대칭이 없는 일반적인 블랙홀이나 고차 중력 이론에서도 추가 제약 조건 없이 열역학 제1법칙이 자연스럽게 도출됨을 최초로 증명했다. 이는 중력을 열역학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창발 중력(emergent gravity)'이론 확장에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대학교나 외부 연구기관의 조력 없이 서울과학고의 교내 교육 시스템만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R&E(Research & Education)', '졸업논문'으로 이어지는 정규교육과정과 '창의융합특강'수업을 거치며 연구 주제를 깊이 있게 발전했다. 여기에 교내 박사급 교원의 밀착 지도와 공동연구가 더해져 세계적 수준의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논문 심사위원들은 "이처럼 정교하고 수준 높은 연구가 서울과학고 학생들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것은 특히 인상적이다"라며 "이는 학생들의 뛰어난 재능과 훌륭한 지도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지도한 권용준 교사는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열정이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 및 연구 활동 지원을 통해 훌륭한 결실을 맺었다"며 "학생들을 지도하며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무한히 꽃피우는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배이진·장근영 학생은 "단순한 호기심이 국제 학술지 게재라는 결실로 이어지기까지 블랙홀 열역학 분야에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해석을 더해가는 과정은 도전적이면서도 무척 흥미로웠다"며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값진 배움을 얻었고 끝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태일 서울과학고 교장은 "이번 성과는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끊임없이 창의성을 발휘하며 교내 선생님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뤄낸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마음껏 확장하고 연구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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