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영어… 6월 모평 난이도 관리 '헛바퀴'

황예림 기자
2026.07.01 04:04

평가원, 모의채점 결과 발표
41~42번 등 전문적소재 지문 다수… 1등급 4.13% 그쳐
절대 평가 전환 취지 퇴색·난도 안정화 개선책 무색 지적

영어 영역 1등급 비율/그래픽=이지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에서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이 4.13%에 그쳤다.

상대평가인 국어·수학보다 1등급 비율이 낮아 또다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수능 '불영어' 논란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난이도 관리 강화방안을 내놨지만 첫 시험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원은 30일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평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은 1만6979명으로 전체의 4.13%였다. 상대평가 수준의 1등급 비율이다. 이번 모평에서 국어 1등급은 2만2018명(5.38%)이고 수학 1등급은 1만9629명(4.83%)으로 두 과목 모두 영어보다 비율이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이번에도 평가원이 영어 난이도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본다. 영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됐다. 절대평가 체계에서 적정 1등급 비율은 7~8% 수준으로 파악된다. 1등급 비율이 1~5% 수준으로 낮으면 사실상 상대평가와 다를 바 없어 절대평가 도입취지가 퇴색하고 반대로 10%를 크게 웃돌면 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져 다른 전형요소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2027학년도 6월 모평에서 영어영역의 체감난도는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어휘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한국어로 해석한 뒤에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생소한 소재의 지문이 다수 출제됐다. 41~42번 '유리(Glass)의 분자구조', 33번 '감정과 지각의 편향' 등이 대표적인 문항으로 꼽힌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올해 난이도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개선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수능출제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며 영어 출제위원 중 교사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기존 여러 점검기구를 통합한 '영역별 문항점검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해당 방안은 6월 모평부터 바로 적용됐다. 김문희 평가원장은 지난 3월 2027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 발표 당시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며 난이도 관리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절대평가 과목이 상대평가 과목보다 어렵게 출제되는 것은 수험생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영어 출제위원 가운데 교사비중을 확대한 조치도 결과적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어 난이도 조절실패에 대한 지적은 절대평가 전환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치른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로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낮아 문제가 됐다. 같은 해 6월 모평에서 1등급 비율이 19.1%에 달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 수능 난이도 조절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면서 오승걸 전 평가원장은 지난해 12월 입시혼란을 초래한 점을 사과하고 사퇴했다. 지난해 수능에 앞서 2025학년도 6월 모평에서도 영어 1등급 비율은 1.47%에 그쳤다.

평가원 관계자는 "6월 모평부터 난이도 관리를 위한 개선방안을 적용했다"며 "모의평가는 수능의 적정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인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능 난이도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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