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일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 논란에 대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학생선수와 학부모, 동문 여러분, 그리고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광주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이기 이전에 존중과 책임, 페어플레이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며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다. 경기장 안의 말과 행동도 교육의 일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사안 발생 다음 날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학교의 사안 처리 과정, 학생선수 지도 체계, 현장 조치 여부, 재발방지 교육 계획을 면밀히 살폈다"며 "필요한 교육적 조치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이번 사안에 대해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에 6개월 출전정지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 스포츠에서 징계는 끝이 아니라 교육적 회복의 출발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성찰과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지원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사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혐오와 비하의 언어가 학생들의 일상과 경기장까지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우리 교육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5·18을 비롯한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제대로 배우고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며 지역과 사람을 존중하는 민주시민교육과 역사교육이 더 깊고 실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전체 학교운동부를 대상으로 차별적·혐오적 표현 근절과 건전한 응원문화 조성을 위한 긴급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며 "학생선수뿐 아니라 지도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 스포츠 윤리교육, 역사 인식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커지는 비난 여론에 따라 배재고 학생 개개인이 신상 박제 등 과도한 피해를 입어선 안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이 확산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며 "책임을 묻는 과정도 교육의 원칙과 절차 안에서 이뤄여쟈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학교체육 현장의 인권교육과 역사교육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단체로 구호를 외쳤다. 일부 학생 선수는 "탱크데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18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