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사기꾼" 초등생 꾸중→아동학대 유죄...대법서 뒤집혔다

정인지 기자
2026.07.09 14:32

교총 "환영"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충남 교사 피습사건 대책 등 교권보호 제도 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충남 계룡 고교에서 발생한 제자의 교사 흉기 피습 사건을 교권 붕괴를 넘어선 교권 상실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교권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026.4.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생활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부적절한 말을 했더라도 이를 곧바로 아동학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일부 표현상 흠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 아동학대로 단정해 온 하급심 판단 흐름에 제동을 건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9일 법조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벌금 200만 원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표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받은 A씨 사건에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환송했다.

초등학교 담임교사였던 A씨는 2019년 6월 체육수업에서 수행평가 중 일부 항목을 하지 못했다는 학생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생이 큰소리로 항의하며 대들자 A씨는 수업 후 10살 학생에게 "너 왜 거짓말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 꼴 보기 싫어"라고 말한 뒤 반성문을 쓰게 했다.

A씨는 같은 날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에 그 학생을 지칭하며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자세히 울면서 억울하다면서 천연덕스럽게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봤다고 하는데도 끝까지 우기고 울면서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2심은 교사의 행위를 모두 아동학대로 인정, 벌금 200만원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아동의 정신건강 발달을 저해할 정도 등에 해당하는 정서적 학대 행위거나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교총은 "그동안 교사의 일상적인 교육적 언행에 일부 미숙함이나 사소한 흠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위의 전체 맥락과 교육적 목적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정서적 아동학대 여부가 판단되는 사례가 현장에 큰 위축 효과를 낳아 왔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기계적·무분별한 판단 관행을 바로잡고 교권 회복을 이루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법원은 단순한 불쾌감이나 주관적 감정 상처만으로 정서학대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교사의 모든 언행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학생의 수업방해 상황, 다른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생활지도 재량, 행위의 경위와 교육적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서적 학대행위는 대법원 판결처럼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에 이를 정도로 정신건강 및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 현저한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로 한정해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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