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혁 숭실대 교수 연구팀, AI 활용 서양 미술 분석 연구 'PNAS' 게재

황예림 기자
2026.07.31 16:59
(왼쪽부터) 김진 숭실대학교 연구원,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이병휘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택호 연구교수, 숭실대 AI소프트웨어학부 윤진혁 교수./사진제공=숭실대학교

숭실대학교는 윤진혁 AI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난 500년간 서양 회화의 양식적·내용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숭실대 지능형반도체학과 석사를 졸업한 김진 연구원과 유택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교수, 이병휘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박사도 함께 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종합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기존 데이터 기반 미술사 연구는 그림의 색채와 구도 등 형식적(formal) 요소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그림 속 인물과 사물, 주제, 서사 등 맥락적(contextual)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7만2447점의 서양 회화 데이터를 활용했다. 사전학습된 멀티모달 AI 모델인 CLIP(Contrastive Language-Image Pre-training)을 적용해 형식적 정보만 반영한 오토인코더 기반 임베딩과 맥락적 정보까지 포함하는 CLIP 임베딩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그림의 형식적 요소(색상·구도 등)만 학습한 AI는 그림이 제작된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반면 인물과 사물·이야기 등 맥락 정보까지 함께 학습한 AI는 그림의 제작 연도와 화풍을 훨씬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시대와 화풍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림의 형식적 요소보다 맥락적 정보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지난 500년간 서양 미술에 나타난 사회·문화적 변화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 속 종교적 소재는 꾸준히 감소했고 초상화 중심의 화풍은 점차 추상적인 화풍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AI에 '다음 세기의 그림에는 이런 요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제한적인 힌트를 제공한 뒤 이전 세기의 그림을 수정하도록 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러자 실제 해당 시대의 화풍과 유사한 이미지가 생성돼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최근 AI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해석적 AI(Explainable AI, XAI)의 실용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CLIP과 같은 거대 멀티모달 AI 모델의 내부 잠재공간 표현을 500년간의 명화 데이터에 적용해 해석함으로써 AI가 인간의 문화와 역사를 그림을 통해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교신저자인 윤 교수는 "멀티모달 AI와 데이터 과학을 통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예술의 창의성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며 "지난 몇 년간 인간의 지식 생산 활동에 AI가 급격하게 도입되면서 이제는 AI가 단순히 창작을 돕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 글로벌인문사회융합연구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G-LAMP 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역지능화 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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