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도 되나" 괜히 눈치…계곡 주변 곳곳 아직도 '외부인 금지'[르포]

김승한 기자
2026.08.03 16:30

서울 우이동 인수천 일대, 평상·불법 데크 철거로 정비 효과 '체감'
식당 안내문·복잡한 허가 관계는 과제

지난 2일 방문한 우이천 일대에 공공용지 사적 이용 및 점유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

"공공용지 사적 이용 및 점유금지."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인수천 일대. 행정안전부가 8월 한 달간 운영하는 '하천·계곡 불법행위 특별단속기간'의 첫 주말을 맞아 계곡 입구 곳곳에는 이 같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과거 하천을 가득 메웠던 평상과 불법 데크는 대부분 철거됐고 계곡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를 즐기며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불법시설 철거로 보행 공간이 한층 넓어지고 계곡도 정비되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하천·계곡 정비 효과를 실감케 했다.

'외부인 이용 불가'…계곡 입구에 남은 심리적 장벽
지난 2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인수천 일대. 계곡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사실상 해당 식당을 통해서만 연결돼 있지만, 입구에는 '○○식당 손님 전용 출입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이용 환경은 아직 완전히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주요 동선 곳곳에는 일부 식당이 설치한 '손님 출입로' '외부인 이용 불가'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방문객을 제지하거나 식당 이용을 강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처음 찾은 시민이라면 특정 식당을 이용해야 계곡에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받을 만했다.

실제로 하천을 따라 걸어본 결과, 계곡으로 접근하는 모든 통로가 식당과 연결돼 있었다. 시민 입장에서는 공공 계곡을 이용하면서도 사유 공간을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물리적으로 계곡에 접근할 수는 있었지만 심리적인 진입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30대 이모씨는 "계곡을 이용하고 싶었는데 '외부인 이용 불가' 같은 안내문을 보니 괜히 주춤하게 됐다"며 "실제로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제지를 받을까 놀면서도 계속 눈치가 보였다"고 말했다.

행안부도 이 같은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하천구역 밖 사유지라면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하천구역 안이라면 하천점용허가의 취지가 일반 국민의 하천 접근을 막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하게 얽힌 허가 관계…"시설별로 따져봐야"
우이천 모습. /사진=김승한 기자

다만 우이동 일대는 과거부터 형성된 영업장과 하천점용허가, 무허가 건축물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일률적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우이동 일대에는 1995년 소하천정비법이 마련되기 전부터 영업을 이어온 업소가 적지 않고, 과거 무허가 건축물로 관리되던 시설도 혼재해 있어 시설마다 적용되는 법령과 허가 관계가 서로 다르다"며 "불법이라고 일괄적으로 판단하거나 모두 합법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시설별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행안부는 현재 강북구와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하천점용허가와 토지 현황 등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핵심은 건축물 자체보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하천과 계곡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우이동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같은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와 강북구가 함께 현황을 확인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유권해석 권한이 있는 부처와도 협의할 예정"이라며 "다른 지역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행안부는 이번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불법시설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과 행정대집행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불법 점용에 따른 변상금을 부과하고 식품위생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강북구도 우이동 계곡 일대 불법 상행위 집중 단속 기간을 당초 이달 17일에서 다음달 20일까지 연장하고, 주말 단속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하천 무단 점유와 불법 옥외 영업을 중점 단속하고, 재발 우려 지역에는CC(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등 감시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2 정창수 강북구청장이 우이동 계곡 일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 강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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