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는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며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2~3년 뒤 기존 채무 상환을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경기도 재정 상황이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과장이나 명분 쌓기라는 오해가 있으나, 실상은 새로운 공약 사업은커녕 이미 진행 중인 주요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올해 상당수 민생사업 예산이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되어 있어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경기도는 2025년 한 해 동안 발행 한도(9460억원)의 99.6%에 달하는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는 20년 만에 일어난 대규모 발행이다. 아울러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을 통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목적성 기금에서 약 5588억 원을 끌어다 일반회계에 썼지만, 노인장기요양과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지원, 학교급식비, 산후조리비 등 필수 민생사업의 4분기 예산을 채우지 못한 미완의 예산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추 지사는 취득세에 치우친 경기도의 기형적 세입 구조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도 전체 예산 41조7000억원 중 도가 자율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세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22년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3기 신도시 역시 공공임대 확대 등으로 당초 예상했던 취득세 수입(6500억원)이 2300억원대로 대폭 축소된 상태다.
지출 측면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복지 예산 가중이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2022년 이후 고령 인구가 약 60만명 급증하면서 전체 예산의 49%에 이르는 복지비 비중이 조만간 6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는 위기 극복을 위한 4대 재정 정상화 로드맵을 가동한다. △도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 업무추진비 및 경비 삭감 △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연구용역·민간위탁 사업 재평가 △참모 조직 재정비 및 공공기관 인력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 등 세입 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혁 등을 조속히 이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