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유엔(UN)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첫 비공식 예비투표에서 여성 후보들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유엔 81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스위스 매체 제네바솔루션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달 30일 차기 사무총장 경선에 나선 7명을 대상으로 1차 비공식 예비투표(straw poll)를 실시했다. 비공식 예비투표는 안보리가 유엔 총회에 추천할 단수 후보 1인을 정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15개 안보리 이사국은 각 후보별로 '권장(찬성)', '비권장(반대)', '의견 없음' 중 하나를 표기한다. 후보별 찬성표 숫자로 초반 기류를 읽을 수 있다. 한 이사국이 여러 후보자를 지지할 수도 있다.
그 결과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15개국 중 10개국의 지지를 얻었다. 코스타리카 부통령 출신인 그린스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흑해곡물협정 중재를 이끌어 세계 곡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성과를 내온 인물이다.

이어 캐럴린 로드리게스-버케트 주유엔 가이아나대사가 9표 지지를 얻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7표를 받았다.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은 각각 지지 6표를 받았다.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5표, 우간다 외교관 출신 오라라 오투누는 2표로 뒤를 이었다.
예비투표에선 국가별 선택을 알 수 없게 똑같은 흰색 투표지를 쓴다.
1, 2위에 오른 두 후보는 모두 중남미·카리브해 지역 출신의 다자외교 여성 전문가다. 1945년 유엔 창설 이후 역대 9명의 사무총장을 거치는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여성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사무총장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이 참여하는 본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들은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표를 얻든 상임이사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표를 던지면 즉시 낙마한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 행사 중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1.18./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0414094278729_4.jpg)
5개 상임이사국의 지지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다. 뉴욕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밀고 있다고 지난달 21일 보도했다. 이렇듯 제3의 인물이 경선 막판에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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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솔루션에 따르면 리처드 고원 국제위기관리그룹(ICG) 디렉터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판세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면서도 "1, 2위에 강력한 여성 후보들이 오른 것 자체가 차기 총장이 남성일 것이라는 외교가의 기존 통념을 깨뜨린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선출하는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2027년 1월 1일부터 2031년 12월 31일까지 5년이다.
한편 유엔 사무총장 후보군은 지난 6월 제주포럼을 계기로 함께 제주를 찾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