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고갈 위기에 직면한 경기도가 대대적인 예산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도는 10일 올해 4분기 주요 민생 사업 예산마저 편성하지 못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추미애 지사가 지난 5일 '비상 재정' 상황을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TF 킥오프 회의에서 주형철 경제부지사는 "어르신 요양과 아이들 급식 등 10월부터 12월까지 쓸 돈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며 "각종 기금마저 고갈됐다"고 강조했다.
재정 악화의 근본 원인으로는 시대에 뒤떨어진 지방재정제도를 꼽았다. 산업과 복지 수요는 AI 시대에 맞춰 급증했으나, 세원 구조와 재정 배분은 여전히 과거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위기 돌파를 위해 TF는 이달 말까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한다. 4대 과제로 강력한 사업·재정 구조조정, AI 시대 맞춤형 세입 확충, 대외 연대·협력, 공직자 자발적 노력 등을 제시했다.
당장 의회에 제출할 감액 추경안은 단순 지출 축소가 아닌 민생·안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추진한다. 내년 예산안 역시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편성하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기계적인 일괄 삭감이 아닌 '핀셋 조정'을 통해 필수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한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이양된 국가 사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 확충을 중앙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도내 31개 시군 및 타 광역지자체와 연대해 낡은 지방재정제도 개편을 건의하고, 도의회와도 소통해 나간다.
주 부지사는 "위기는 곧 개혁의 최적기로, 평상시에 손대지 못했던 제도를 지금이라면 고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불과 3주 안에 설계도와 실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공직자들의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8, 9일 연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직 소방공무원 약 1만1000명에 대한 인건비 1조5000억원을 도가 부담한다며 이것은 중앙정부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를 받지 못하는 점과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에 대한 불합리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