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조원으로 추정되는 통상임금 상승분 지급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테이블에 다시 앉는다.
15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서울버스조합)에 따르면 2차 지노위 조정회는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다.
지난 6일 1차 조정회의 사측인 서울버스조합과 노조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11일 노조가 실시한 '2026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안이 일반버스 회사 조합원 88%가 찬성하며 가결됐다. 2차 조정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16일 첫차부터 합법적으로 쟁의행위, 즉 파업에 돌입할 법적 요건을 갖췄다.
사측과 노조가 지난달까지 9차례 이상 임금 교섭을 하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건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노조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설정하고 이와 별개로 시급은 7.85% 인상하라고 요구한다. 월 단위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의 산정 기준 시간 수가 줄면 시급으로 환산한 통상임금액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도 함께 늘어난다.
사측은 월 209시간을 제시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 상승분 지급 소송에서 재판부가 인정하는 기준시간을 소급 적용해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통상임금 기준 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적용하면 그 자체로 16.44%의 임금인상 효과가 생긴다"며 "월 209시간을 적용해도 임금 인상률이 10.32%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동아운수 사건에서는 이미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와 산정 기준시간 176시간에 관한 판단이 대법원에서 명백하게 확정됐다"며 "사측이 법원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과 노조는 지난 1월 최장기 서울시내버스 파업 당시에도 같은 쟁점으로 다퉜다.
양측이 입장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이유는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통상임금 상승분 지급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내버스를 운행하는 64개 회사 소속 근로자 1만 7000여명이 서울과 경기 수원지법의 성남·안산지원 등 7개 법원에서 각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증가분을 지급해 달라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각 소속 운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청구액과 지연손해금을 합산하면 최대 1조 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법정에서의 같은 쟁점으로 다투고 있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서울 시내버스 운송회사인 동아운수를 상대로 한 지난 4월 대법원의 통상임금 상승분 지급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상승분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데는 사측도 동의한다. 다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176시간이냐 209시간(또는 230시간)이냐에 따라 지급액이 수천억원 이상 차이 난다.
사측 관계자는 "임금협상에서 기준 시간을 양보하면 재판부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노조원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동아운수 판결 직후 지급했어야 할 통상임금 상승분을 사측과 서울시가 임금 협상과 연결 지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