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신고 43% 늘었지만…'법 위반 없음' 처리는 85.9%

경기=권현수 기자
2026.10.26 13:58

[2026 국정감사]시정사건 기각률 60% 육박, 조사권 행사 실적은 감축
김주영 의원 "피해 구제 본래 취지 퇴색…노동위 독립 조사권 강화해야"

최근 5년 직장 내 성희롱 시정신청 현황.판정은 인정·기각·각하 합계, 처리 합계는 판정·조정·취하 합계./사진제공=김주영 의원실 재구성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시정제도의 기각 비중이 매년 상승해 올해 60%에 육박한 반면, 사건을 심리하는 노동위원회의 직접 조사권 행사 실적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갑)이 26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직장 내 성희롱 시정신청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노동위원회가 처리한 직장 내 성희롱 시정사건 총 144건 중 37.5%인 54건이 기각됐다.

전체 처리 사건 가운데 기각 비중은 2023년 23.5%에서 2024년 35.9%, 2025년 40.0%로 오른 데 이어 올해 8월 기준 59.3%까지 치솟았다.

직장 내 성희롱 시정제도는 성희롱 피해 후 사업주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직접 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2022년 5월 도입됐다.

중노위는 2022년 발간한 '고용상 성차별 등 업무매뉴얼'을 통해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릴 경우 자료 제출 요구, 출석 및 현장조사를 강화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2023년 20건에 달했던 접수 사건 관련 자료 제출 요구는 2025년 6건으로 줄었고, 현장조사 실적 역시 7건에서 4건으로 축소되는 등 노동위원회의 적극적 조사권 행사가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성희롱 관련 진정·신고는 2022년 1588건에서 2025년 2273건으로 43.1% 증가했으나, '법 위반 없음 등'으로 처리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84.5%에서 85.9%로 함께 높아졌다.

이와 함께 중노위의 판단 기준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중노위는 '사업주 조사에서 성희롱이 확인되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조치 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적용해 시정신청을 기각해왔다.

반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9월 "사업주가 조사를 소홀히 해 성희롱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 노동위가 직접 사실관계를 심리해야 한다"며 피해자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 불복으로 진행 중인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3일로 예정돼 있으며, 공인노무사·변호사 52명은 지난 15일 노동위의 독립적 심리를 촉구하는 공동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사업주의 소극적 조사 결과에만 의존해 피해자의 권리구제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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