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고 최고위원들과 첫 단합대회를 가진 8일 저녁. 참석자들은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밝은 표정으로 여의도 일식집에 모였다. "밥 한끼 먹는데 무슨 (다른) 의미가 있겠느냐"며 '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표가 주재한 이 자리에는 이군현 사무총장,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인제 최고위원, 김을동 최고위원, 이정현 최고위원 등 7명이 참석했다. 지방일정으로 참석이 어렵다던 이 최고위원은 이 원내대표의 '권유'로 비행기 티켓도 취소하고 회식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식은 '서청원 최고위원 빠진 만찬'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일찍부터 뒷말이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당 대표 낙마 이후 최고위 회의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회식 불참'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마침 지난 6일부터 필리핀 등지로 해외 일정을 떠나 서 최고위원은 '물리적'으로도 회식 참석이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고위원 만찬을 잡으면서 위원들 일정도 확인 안했겠느냐"는 뒷말이 나왔다. 서 최고위원이 못 온게 아니라 안 온 것이라는 뜻이다.
최근 불거진 친이-친박계 대립 양상과 여의도연구원장 인선 갈등을 배경에 놓고 보면 무리한 의혹만도 아니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두고 목소리를 높여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연구원장은 향후 새누리당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공천'에 까지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김 대표가 이런 자리에 한때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을 내정한 것.
여기에 당내 중진들의 공천 영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형 예비경선제도)까지 도입하기로 하면서 서 최고위원과 척이 지는 양상을 보였다.
과도한 해석이든 합리적인 의혹이든 새누리당 내부가 시끄러운 건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승리 2주년을 자축하는 자리에 '친박 7인'만을 초청한 것이 알려지면서 계파 갈등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자리에는 서 최고위원은 갔지만 김 대표나 이 사무총장은 가지 못했다.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은 "그럴 수 있다"며 쿨하게 넘겼지만 다른 이들은 펄쩍 뛰었다. 친이계 의원들은 청와대가 인적쇄신을 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계파가 뚜렷해지자 잠재적 갈등은 비로소 '진짜'가 됐다.
이날 회식이 그저 '밥 한끼 먹는 자리'였을지는 향후 김 대표의 정치적 결정을 통해 '해석'될지 모른다.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을 두고 보면 어느정도 그림이 나올수 있을 전망이다.
2시간 동안 회식을 하고 나온 김 대표는 계파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런 얘기 많이 했어"라고 답했다. "서 최고위원 해외에서 돌아오시면 다시 한번 모일 것"이라며 "나쁜 시선으로 보니까 이상한 기사들이 나온다"고도 했다. 당내 나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잘 모시고 잘 해야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