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사람들 누구야? 왜 난리를 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어린이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현장방문을 앞두고 어린이집 입구와 현관 복도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계기로 기획된 야당의 현장 방문이었다.
취재진과 국회 관계자들이 벗어놓은 신발로 현관이 어지러웠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다"며 불안해했다. "거긴 들어가면 안돼요. 차 좀 빼주세요. 삼각대 좀 치워주세요, 아이 신발을 넣어야 해요…."
어린이집에 들어오려던 아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 겁을 먹고 멈칫거렸다. 들어오지 못하고서 가만히 취재진을 바라보는 아이, 엄마를 찾는 아이가 생겼다.
예민해진 부모들이 쏘아붙였다. "사전에 얘기도 없이, 아이들이 놀라잖아요." "국회의원들이 왜 오셔서 이렇게 행동하는지…." "설마 저분들이 아이들 공간에 들어가진 않는거죠?" 기자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10시30분이 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비롯해 이석현, 남윤인순, 신경민, 김성주, 서영교, 장하나, 윤관석 의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의원 8명에 관계자들, 취재진까지 합치니 수십 명이나 됐다. 악수를 하고 인사를 마친 의원들이 5세 아이들의 공간에 들어갔다.
무리지어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의원이 다가가자 카메라 셔터가 사정없이 터졌다. "재밌어? 뭐 하는 거야? 재밌니? 이게 뭐야?" 아이들은 낯선 아저씨들의 갑작스러운 들이닥침과 질문에 얼어붙었다. 우 원내대표가 처음 다가간 아이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만 좌우로 흔들었다.
의원들은 여아들이 그림을 그리는 곳에도 다가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잘 그려? 이게 뭐야? 재밌어? 뭘 그리는 거야?" 여아들 역시 고개를 숙이고 색칠하는데 온 집중을 다했다. 일부 의원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과 공포반응은 영유아가 겪는 발달단계 중 하나다. 친숙하지 않은 사람과 다른 장소를 인지하면서 사회성을 형성하고 대인관계를 분별하는 것.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런 발달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다가가 '친한 척'을 했다. 의원들이 우르르 나가고 나서야, 아이들은 "점령군이 물러갔다!"고 소리치며 좋아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의 어린이집 방문은 지난 16일 새누리당의 모습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어린이집 현장방문을 공지한 뒤 당일 '풀(pool)기자단' 운영을 결정했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가 아이들이 놀랄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에는 여당의 이런 조치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