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野-野 갈등 조짐…제2의 '남부권 신공항' 우려

지영호 기자
2015.01.29 18:29

[the300]충청권 '서대전 경유' 주장 '솔솔'…새누리 지원사격

김광수 전북도의장 및 14개 시군 의장단들이 28일 오전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서대전 경유 강력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KTX 호남선의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싸고 야당 내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호남 출신 의원들과 광역자치단체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일부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합리적 선택'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야야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호남권 광역단체장과 의원들의 반발은 상당히 거세다. 호남권 단체장인 윤장현 광주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은 지난 19일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낸 뒤로 각각 국회와 국토교통부를 찾아다니며 호소 중이다.

국회에서는 지난 21일 광주·전남·전북 국회의원 28인이 공동성명을 내고 '서대전 경유안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서대전을 경우할 경우 당초 노선에 비해 45분가량 늦어진다는 게 반대의 주요 이유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서대전 경유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로 꼽힌다. 권 시장은 호남선 서대전역 정차 횟수를 현재 한국철도공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철도사업계획 변경 인가신청'에 제시된 22%보다 배 이상 많은 50%를 내건 바 있다.

갈등이 증폭된 것은 28일엔 윤 시장과 권 시장이 나란히 국회를 찾으면서다. 당 지도부가 같은 날 같은 당 출신의 광역시장에게 서로 다른 입장을 청취하는 그림이 그려진 것. 때문에 당 지도부는 뚜렷하게 어느 한 쪽에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발언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시장은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고속철이 아니라 저속철이 된다"며 당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고, 권 시장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국토교통위 의원들과 만나 "지방의 상생발전을 위해 코레일이 제시한 횟수보다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회 구성원들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를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권 시장의 외로운 싸움이 이어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대전 동구 출신의 이장우 의원은 "권 시장은 새정치연합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왕따 당하는 당에 무엇하러 속해있느냐"며 탈당을 요구했다.

김희국 의원은 29일 한국철도공사 자료를 공개하고 "구례, 곡성, 함안 KTX역의 하루 이용객은 20명도 되지 않는다"며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KTX역 선정에 있어 경제성과 입지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서대전 경유 주장에 힘을 실었다.

상황이 이렇자 박범계 새정치연합 대전시당위원장은 이날 서승환 국토부장관과 중앙당에 중재 조정을 요청하는 한편 22%안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면서도 "코레일이 전문적 수요예측을 통해 수익성과 경제성을 감안한 운영계획"이라고 거들었다.

이 외에도 대전 유성 출신 이상민 의원과 서구갑 출신 박병석 의원 등도 서대전역 경유 안에 직·간접 적으로 서대전 경유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유치경쟁을 벌이다 여-여 갈등으로 촉발된 남부권 신공항 건설 논쟁이 오버랩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지역 민심을 대변해야 하는 사정이야 알지만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자칫 결론을 내지 못하고 양쪽 모두 상처만 남을 수 있다"며 "남부권 신공항 건설 논쟁으로 상처만 남은 여당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