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4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법치주의의 훼손, 선의의 피해자 양산 등이 걱정되며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법사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잘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입법취지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내용에 있어 당초 김영란법 원안이 상당히 변형됐다"며 "아직 1년 6개월의 시행시기가 남아 있으니 문제점을 빨리 보완하는 작업을 국회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용 범위가 언론인 등 민간부분까지 확대된 데 대해 "다른 민간부문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언론출판의 자유라는 공익적 가치를 위축시킬 염려가 있다"며 "부정청탁의 규정들이 너무 졸렬해 법률가인 제가 봐도 뭐가 된다는 건지 뭐가 안 된다는 건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또 "다소 거친 부분이 있더라도 김영란법을 원안대로 관철시켰으면 지금 같은 논란이 없었을텐데 정무위에서 갑자기 언론인과 민간부문까지 대상을 확대시키면서 부정청탁에 관한 규정들도 바뀌었다"며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형되는 바람에 논란이 자초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던 점이 있었고, 제가 심지어 '그렇게 급하면 법안 이름만 통과시키고 내용은 다음에 담자'고 했다"며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담뱃갑에 경고그림 삽입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부결된 데 대해서는 "어떤 의원님이 문제제기를 해서 2소위로 넘긴 것이고 그 법 내용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4월 국회가 되면 곧바로 통과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