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 60대 여성은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서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고 입원 중 남자 간호조무사 A씨(당시 27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확보에 실패해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여성은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2011년 청주에서도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은 한 여성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미수)로 간호조무사 B씨(당시 35세)가 불구속 입건됐다.
이렇듯 일반 시민들이 동네 의원에서 자주 접하는 간호조무사의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성범죄자는 향후 10년간 의사뿐 아니라 간호조무사와 물리치료사 등 환자와 대면하는 직종의 취업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돼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취업 제한 대상 기관은 어린이집, 학교, 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었으나 2012년 아청법 개정으로 의료기관이 추가돼 아동·청소년 또는 성인 대상 성범죄가 확정된 경우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 등은 10년간 의료기관 취업이 제한된 바 있다.
개정안은 이 밖에도 환자와 일대일 접촉이 가능한 간호조무사와 의료기사 중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까지 취업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취지다.
오제세 의원은 "환자와 직접 대면접촉하는 간호조무사나 의료기사가 성범죄 전과자라면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라도 의료기관 취업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정기간 학원을 다니고 실습 후 취득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은 시·도 등 자치단체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등록제가 아니라 성범죄 경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도 없는데다 법적으로 의료기관 재취업을 막을 길이 없어 여성·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돼왔다.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는 10만9610명. 이 중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조무사(2만937명)는 간호사(8만4898명)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일반 시민들이 가장 자주 접근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수는 5만5694명으로 간호사(1만3734명)보다 4배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청법이 성인대상 범죄자까지 죄의 경중과 무관하게 10년간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이에 대한 보완 없이 취업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2013년 한 개인은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병원 등에의 취업을 10년 동안 제한하도록 규정한 법률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의사 출신의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성인 대상 성범죄의 경우 금고형 이상이 확정될 경우에만 취업을 제한하자는 아청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지난해 한차례 법안소위에서 논의된 후 헌법소원 결과를 기다리며 계류된 상태다.
오제세 의원실 관계자는 "벌금형·징역 등 경중에 따라 직업선택 자유 제한을 5년, 10년 등으로 차등하도록 시정될 필요는 있다"며 "이 부분은 다른 의원들이 준비하고 있어 계류된 관련 법안들과 함께 논의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