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콜롬비아 등 중남미 4개국 순방 출국에 앞서 사고 현장 인근의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은 사고 발생 19일째였던 작년 5월4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그간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 등을 이용해 팽목항을 찾았다.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현정책 정책조정수석 등 우병우 민정수석을 제외한 전 수석이 동행했다.
하지만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유가족들은 따로 만나지 못했다. 당초 민간 주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한 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려 했다.
그런데 유가족들은 임시 숙소 주변에 '세월호를 인양하라', '대통령령 폐기하라',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었고, 박 대통령 도착에 앞서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현지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를 폐쇄하고 현장을 떠났다.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팽목항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 이낙연 전남지사의 안내로 분향소로 이동해 헌화와 분향을 하려했지만, 분향소 앞에 테이블과 실종자 사진 판넬이 놓여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실종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만 봐야했다.
이 전 장관과 유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실종자들의 사연을 설명했고,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이어 분향소 옆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를 둘러 본 뒤 방파제로 이동, 현수막과 여러 사연들을 읽으며 걸어갔다. 방파제 중간쯤에 서서는 바다를 뒤로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의 현장 추모 일정이 꼬이면서 순방 출국 장소가 변경됐고, 시간마저 미뤄졌다. 이로 인해 순방 동행 취재에 나서는 기자단도 공항으로 향했다 곧바로 청와대 춘추관으로 돌아오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