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아플때까지 일하는 대통령, 재보선 약일까 독일까

김성휘 기자
2015.04.28 15:29

[the300]美 클린턴, 일하는 이미지로 정치적 승리…'계산'으로 다 되나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2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성완종 파문' 사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전날 사퇴 등 최근 정국상황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 후 춘추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5.4.28/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성남 중원구 정환석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황송삼익 아파트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과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4.28/뉴스1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근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성완종 리스트, 공무원연금개혁 등 첨예한 이슈가 아니라도 임기 중 각종 선거는 대통령과 청와대를 극도로 긴장시키는 국면이다. 선거결과가 국정동력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선거기간 대통령의 대외행보, 메시지 하나하나는 사실이 그렇지 않다 해도 '선거용'으로 인식될 여지가 크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4석 규모의 몇 배에 이르는 정치적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때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이야말로 청와대로선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꼭 20년 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사례가 보여준다.

1995년 워싱턴 정가는 클린턴의 백악관, 민주당, 공화당간 예산전쟁이 치열했다. 균형재정을 추구하는 공화당, 복지를 줄일 수 없다는 민주당, 그 사이에서 독자적인 균형재정안을 제시한 클린턴까지 물러설 수 없는 승부였다.

논쟁의 초반엔 공화당의 균형재정론이 먹혔다. 하지만 1996년 대선은 클린턴의 승리, 공화당의 패배였다. 전세를 뒤집은 건 클린턴의 정책능력에다 노련한 백악관의 홍보역량이었다.

백악관의 TV광고나 홍보는 야당(공화당) 입장에서 얄미울 정도였다. 클린턴과 공화당 지도부가 열띤 토론을 벌인 날, 마치 대통령이 공화당에게 한 수 가르치는 듯한 사진이 배포·보도됐다. 이런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쌓여 당시 미국민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클린턴이 예산분야에 해박한 정책지식과 대통령다운 목표의식을 갖추지 않았다면 그런 홍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일하는 대통령'이란 컨셉을 클린턴과 백악관 참모들이 일관되게 밀고 나갔단 점이다. 대통령이 야당과 맞서 싸우는 정파의 수장이기보다 국가 통치자의 이미지를 보여야 한다고 믿었고, 이는 정치적 성과로 이어졌다.

20년 뒤 박 대통령은 몸에 탈이 날 정도로 일하는 대통령이 됐다. 클린턴보다 한 발 더 나갔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위경련, 인두염이 생길 정도로 건강을 해쳤는데 이는 정상외교라는 '일' 때문이다. 해발 높은 중남미 국가를 강행군하면서 고산병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여당의 선거전에 최대 호재이자 야당에 악재임이 분명해 보인다. 여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당장 28일 새누리당 논평은 약속이나 한 듯 '일꾼'과 '일하는 당'에 표를 달라는 호소다. 반면 야당은 사실상 선거 중립 위반이라며 발끈했다. 박 대통령의 와병중 메시지 발표를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서 불거진 병풍(兵風)에 빗대 신병풍(新病風)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클린턴의 백악관처럼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해낸 걸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단기적으론 재보선 선거결과로, 장기적으론 박근혜정부에 대한 역사의 평가로 확인될 것이다.

다만 모든 일을 정치적 계산만으로 헤쳐갈 수 없단 점은 분명하다. '일하는 대통령'은 국민이 이를 진정성 있는 일로 받아들여야 비로소 여당에 선거 호재가 된다. 위장된 진정성이라면 사실이 곧 드러날 것이고 이는 역풍의 단초가 된다.

그러니 대통령과 청와대도 '계산기'는 넣어두고 진심으로 국정에 매진하는 게 정답이다. 야당도 심판론에 매달리기보다 '국민지갑'과 같은 야당의 민생 대안을 부각시키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여야 어느 쪽이 아니라 국민에게 '호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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