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부족을 해소할 지방재정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6일 불발됐다. 이에 따라 지방재정법 개정안 통과와 동시에 기획재정부가 지방교육청에 지원키로 한 목적예비비 집행도 미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는 오후 5시쯤 본회의를 개최했으나 새누리당의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격화돼 결국 파행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재정법 개정안 역시 국회가 파행되며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안전행정위원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충당을 위해 지방교육청이 1조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지방재정법 개정안의 처리 불발로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우려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 부족 사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누리과정 총 예산 2조1000억원 중 5064억원의 목적예비비와 이미 교육청이 편성한 4000억원을 제외한 1조 2000억원 가량을 부족분으로 보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 문제는 당초 지난해 11월 말 2015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예산 부족분에 대해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고, 지방채 이자분은 정부가 우회지원하기로 합의하며 순조롭게 해결되는듯 했다.
이 합의안은 소관상임위인 안행위 야당 위원들의 반발에 즉각 부딪쳤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지방채 발행 요건을 완화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한 애초 법안 취지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또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지방교육청의 예산 부족 사태가 불거지자 여야는 지난 3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재합의했다. '1차 합의' 때와 똑같은 합의문에 법안 통과 즉시 기재부가 지방교육청에 목적예비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당시 기재부와 국회가 목적예비비 집행과 법안 통과 사이에서 선후관계를 두고 벌인 '핑퐁 게임'을 끝내자는 취지였다.
'2차 합의'도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안행위 문턱을 넘는데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방채 발행 허용이 지방재정법 목적에 맞는 지, 철학의 문제에 여전히 봉착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 의원을 향해 여야 지도부 합의사항을 거스른다며 비판했고 거꾸로 정 의원은 유 원내대표에게 지방재정법에 대한 '맞장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2차례 발목 잡힌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정 의원이 지방자치법 개정안(광역의원에 유급 보좌관 허용)과의 연계 처리 방침을 밝히며 논의가 급물살을 타 '1차 합의' 뒤 4개월여 만에 안행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 파행으로 정치권은 누리과정 예산 부족 해결을 또 다시 미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새정치연합이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해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네 번째 국회 통과를 노리게 됐다. 하지만 임시국회가 소집되더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4월 임시국회 파행 책임론 등 휘발성 높은 사안이 쌓여 있어 지방재정법 개정안 처리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