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진 일련의 소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도 매우 착잡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파행된 직후 원내대표실로 돌아와 상황에 대해 묻는 관계자들의 질문에 답 없이 긴 한숨만 내쉬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간적으로도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일이라 짐작만 할 뿐 유 원내대표가 특별한 언급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전혀 답하지 않았다.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포함해 사안마다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거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며 의사를 분명히 했던 것과는 달리 아예 입을 굳게 다무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 간 거친 말이 오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불거지면서 유 원내대표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모양새가 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이 같은 태도를 문제삼자 반박에 나서려는 김태호 최고위원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저지하면서 회의가 파행됐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일부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에게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X새끼" 등의 욕설까지 오가는 동안 유 원내대표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 체제를 거부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청와대 비서실 결산 보고가 예정된 국회운영위원회 회의가 전날 갑자기 연기되는가 하면 추가경정예산 당정협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참석이 갑자기 불참으로 바뀌는 등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 고사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유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에 열린 긴급 최고위에서 "나는 사퇴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원내대표직 수행 의지를 고수해왔다.
그는 "개인적으로야 다 던졌지만 내 개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유와 명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당과 국회, 국가 차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여론이나 당과 청와대 동향 등에 대해 듣고만 있는 입장"이라며 "이전과 같이 할 일은 하면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