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톡톡]법무법인 화우의 박근배·이인희·김민규·김가윤 변호사 + 김명안·정규철 선임외국변호사 + 김지원·김연정·홍범 외국변호사

지금까지 해외 로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해외 건설 관련 국제 분쟁 사건을 국내 로펌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파키스탄 수력발전 개발사업에서 160억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분쟁에서 승소를 거두고 중재와 병행된 전문가 결정(Expert Determination) 절차를 통해 75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이루는 성과를 낸 것도 국내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였다.
사건은 프로젝트 발주사가 전력구매계약(PPA)를 두고 정부 당국과 갈등을 빚다 불리한 결과를 얻으면서 시작됐다. 발주사는 PPA와 EPC 계약이 연동된 구조라며 PPA 관련 중재 판정을 시공사와 맺은 EPC 계약에 적용해 계약금을 감액하려 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화우는 두 계약의 구조가 연동돼 있다 하더라도 다른 계약의 중재 판정이 EPC 계약에 자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계약 구조를 고려해 놓칠 뻔한 법리를 강조해 결국 승소할 수 있었던 것.
사건을 맡은 화우 국제중재팀장 김명안 선임외국변호사는 "핵심 쟁점은 서로 다른 계약의 중재 결과가 다른 계약 당사자를 어디까지 구속할 수 있는지였다"라며 "중재판정은 해당 중재합의의 당사자 사이에서만 구속력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화우는 중재와 함께 전문가 결정 절차를 병행해 비용도 절감했다. 전문가 결정 절차란 해당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에게 분쟁 해결을 맡겨 신속하고 전문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안적 분쟁 해결 방식이다. 김 변호사는 "법과 기술을 모두 이해하는 전문가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전략"이라며 "단순한 법리 싸움만이 아니라 전문가 선정까지 포함해 입체적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해외건설 분쟁은 단순한 법리 다툼을 넘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화우는 다양한 배경의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도 국제중재팀과 함께 해외건설 PG가 협업에 나섰다. 해외건설 PG는 발전, 플랜트, 인프라 등 대형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약 설계부터 분쟁 대응까지 맡고 있다.
이같은 협업을 통해 글로벌 로펌이 주도했던 해외건설 분쟁 시장도 국내 로펌이 주도하게 됐다. 그동안 국내 로펌은 해외 로펌과 의뢰인을 연결하는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인희 변호사(군법무관 18회)는 "이제는 국내 로펌이 전략을 설계하고 중재를 주도하는 단계"라며 "성과가 축적되면서 기업들의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화우는 프로젝트 이해도와 비용 경쟁력을 앞세워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해외건설PG장을 맡고 있는 박근배 변호사(군법무관 17회)는 "단순 시공을 넘어 도시와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해외건설 3.0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분쟁 역시 국내 로펌이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