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년간 軍 '관할관 감경' 89명… 이유는 성실해서?

박소연 기자
2015.09.10 09:55

[the300]올 상반기 2명으로 줄어…국방부 "있는 것과 없는 것 달라" 유지론 고수

최근 3년간 '관할관 확인조치권'에 의해 형을 감경받은 89명 중 대부분이 '군복무를 성실히 했다'는 이유로 감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비판 여론에도 관할관 확인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군 당국이 기준없는 자의적 형 감경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관할관 확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5656명 중 총 89명이 관할관 확인 조치로 형을 감경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형이 2분의 1 이상 감경된 인원은 35명이었다.

감경 사유로는 '성실한 군복무'(73명)가 82%로 1위를 차지했다. '가정환경 등 경제적 사정'(10명), '병사인 점'(4명)이 뒤를 이었으며 '미기재'(2명)도 있었다.

이들의 죄명은 폭행과 폭처법위반(공동상해), 도박, 절도, 음주운전, 상관협박 등 다양했으며 감경정도 등은 제각각이었다.

2012년 A병장은 강제추행 등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성실한 군복무'로 벌금 100만원으로 감경됐다. 지난해 B상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도 '성실한 군복무'의 사유로 벌금이 50만원으로 낮아졌다. 공동상해 혐의로 징역 2월형을 받은 C일병 역시 같은 사유로 징역 6월로 형량이 줄었다.

'관할관 확인 조치권'이란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사재판 판결 직후 지휘관(관할관)이 직권으로 형량을 감경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군 당국은 지휘관으로 하여금 군의 전투능력을 보존하고 군을 효율적으로 지휘, 통솔하기 위해 이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정한 기준과 원칙 없이 자의적으로 남용돼 공정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을 계기로 발족된 국회 군인권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는 관할관 확인조치권 폐지 등 군 사법제도 개혁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으나 국방부는 줄곧 '존치론'을 주장해왔다.

지난 6월 국회 군인권 특위의 '군 사법체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임천영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2014년 통계를 보면 1803건 중 10건만 감경을 하고 원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는 비율이 99.4%"라면서도 제도폐지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필요 시 하도록 하고 꼭 관할관 확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군 사법체계 공정성 논란이 거세진 최근 3년간 감경 건수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54명, 2013년 25명, 2014년 8명, 2015년 상반기 2명이 지휘관에 의해 감경을 받았다. 감경권 행사를 의식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영돼왔다는 근거로 풀이된다.

결국 국방부는 특위 권고와 달리 지난 6월30일 관할관 확인감경권 제도를 유지하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감경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 범죄를 '작전 등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로 한정하고 형의 감경비율을 2분의 1 미만으로 제한했지만 여전히 자의적인 행사를 차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방부 고등검찰부 출신인 최강욱 변호사는 "이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며 "단 0.01%가 관할관에 의해 감경을 받더라도 원 선고대로 형을 집행받는 99.9%에 비해 특혜를 받는 것이며 그 기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은 관할관 확인조치의 본질에 대해 이것이 또 하나의 재판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공개재판의 원칙을 어기고 밀실에서, 법관이 아닌 군인에 의해 제2의 판결을 내리는 위헌적인 이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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