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함·신기원함…정보함 2척에 얽힌 '꼼수' 히스토리

박소연 기자
2015.09.17 05:55

[the300][국감 런치리포트-부실·편법·특혜 해양정보함②]

해군의 1번 정보함이 퇴역한 뒤 추진된 2번함 신세기함의 무인정찰기(UAV) 성능개량사업은 수차례 부침을 겪은 끝에 아직도 '진행중'이다. 3번함인 신기원함 UAV사업 역시 각종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세기함 UAV 전력화 언제?…5년째 '깜깜이'

2003년 6월 국정원 예산 260억원을 들여 전력화한 신세기함의 UAV 3대는 미국 AAI사의 고정익 기체(쉐도우-400)였다. 하지만 1대가 2007년 임무수행 중 서해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또 다른 1대는 2010년 동해 포항 인근에서 추락했다. 연이은 추락사고가 일자 쉐도우-400이 우리 해상작전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머지 쉐도우-400 1대도 기지에 방치되면서 사실상 신세기함 UAV의 운용이 중지됐다. 이에 해군은 UAV 3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신세기함 UAV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과 11월 연평도 포격도발로 대북감시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긴급예산 174억원이 지원되는 등 급물살을 탄다.

해군은 기존 비행체인 AAI사의 쉐도우-400 성능개량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11년 5월 미국 AAI사 한국 에이전트와 해군 고위 관계자가 유착됐다는 제보를 받은 감사원이 해군본부 특별감사에 착수하면서 성능개량 사업은 제동이 걸린다.

감사원은 해군이 운용부대 의견을 묵살하고 UAV 기종을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발표했다. 또 김성찬 당시 해군참모총장에게 회전익 견적가를 허위 보고했다는 이유로 서경조 국방운영개혁관을 징계하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해군본부가 오스트리아 쉬벨사의 회전익 제출 견적가 181억원을 무시하고 AAI사의 견적가는 축소해 보고했다고 했다.

2012년 11월 군은 다시 '신세기함 UAV 능력보강 사업' 소요결정을 내리고 지난해 9월 1차 입찰공고를 냈지만 조건 불충족으로 같은 해 10월 재입찰 공고를 냈다. 이 때 입찰에서 쉬벨사가 선정됐지만 조달원 등록상 회사명과 대표자가 제안서와 달라 또 다시 '입찰무효'처리되는 수난을 겪는다. 군 당국은 결국 지난 1월 3차 공고를 냈다.

방사청 관계자는 "복수업체를 대상으로 시험평가를 완료했으며 시험평가를 갖고 기종 결정평가를 한 뒤 올해 안에 전력화를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MB정권 특혜' 꼬리표에 표류하는 '신기원함'

2008년 국정원 예산으로 시작된 3번함 신기원함에 탑재될 UAV 선정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황제 테니스' 논란의 중심인물인 S씨가 회장으로 있던 한국무인항공센타(주)는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6월 당시 유력한 후보기종이었던 미국 AAI사를 제치고 무인헬기 도입사업을 따내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S씨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남산 테니스장을 예약해두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 등과 동호회 모임을 주선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S씨는 무인정찰기를 따낸지 2개월 뒤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해군 무인정찰기 납품사업은 스포키무인항공이 새로운 쉬벨사 한국대리점으로서 에이전트권을 따내 승계됐다.

해군이 쉬벨사와 계약한 금액은 총 256억원이었다. 이미 신세기함에 UAV를 납품한 바 있는 미국 AAI사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2년 후인 2011년 신세기함의 성능개량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쉬벨사 측이 신세기함 UAV 성능개량 사업에 써낸 입찰가가 181억원으로 밝혀지면서 신기원함 UAV 도입가가 과다책정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2011년 11월 국정원까지 나서 해군본부에 대한 특별감찰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원함의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2년 5월 신기원함에 납품될 쉬벨사의 캠콥터 S-100과 같은 기종의 UAV가 인천시 송도동의 공터에서 시험비행 도중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조종차량과 충돌해 슬로바키아 국적의 기술자(50)가 사망하는 사건이 터진다. 사고원인이 GPS(위성위치정보시스템)가 아니라 조종간 먹통으로 밝혀지면서 기체 결함 의혹이 일었다.

신기원함은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연루된 '방산비리'와도 연계돼 있다. 차기 호위함을 수주하는 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STX그룹으로부터 7억7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해 징역 10년이 선고된 정 전 총장은 신기원함에 탑재할 통신·전자정보 수집장비 납품을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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