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여신·매출뻥튀기 의혹…'매맞은' 수출입은행·조폐공사

배소진 기자
2015.10.01 18:08

[the300][2015 국감](종합) 기재위 국정감사서 여야없이 '추궁'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좌)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우)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한국조폐공사 대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수출입은행의 부실여신과 대기업에 편중된 대출문제를 질타했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단독지원도 문제삼았다.

한국조폐공사는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골드바'사업이 매출부풀리기, 일감몰아주기 등의 의혹에 휩싸이며 말 그대로 난타당했다.

◇수출입銀, 대기업 편장대출·부실여신 집중추궁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및 신규자금 지원을 위한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까지 약 4200억~47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가지원을 집행할 경우 수은의 재무건전성은 급속도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이 18개 국내은행 중 최하위"라며 "정부의 출자에만 의지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수은의 10년간 자기자본은 109% 증가에 그친 반면 부채는 426% 증가했다"며 "특히 부채액은 2006년 12조6885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66조678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수은은 이익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없을 때 정부가 부족액을 보전해줘야 하는 손실보전 공공기관"이라며 "수은의 부실 보전과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결국 정부가 국민혈세로 지원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은이 중견·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 대출 집중도가 높다는 점도 지적됐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은의 대기업 대출 잔액비중은 지난 8월말 현재 전체의 74.8%을 차지한다. 또 중장기 시설자금 대출이 대기업에 82.9% 집중돼 있고 중소중견기업은 단기대출에 몰려있다.

심 의원은 "수은법에 수출입은행의 업무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대기업에 매년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은 법에도 위반된다"며 "수은법상에 명시된 대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수은은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수출을 진흥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고 지금까지 국가 전략산업의 대부분이 대기업이다 보니 대기업 비중이 컸던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지난 몇년동안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이만우 의원도 "최근 5년간 수은의 여신 잔액현황을 보면 업황이 개선될 것 같지 않은 해외건설·플랜트 기업과 같은 대기업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이런 대기업 편중 때문에 BIS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바'사업 둘러싼 각종 의혹에 진땀뺀 조폐공사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은 한국조폐공사를 향해 "조폐공사는 골드바의 품질인증 서비스만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판매업체로 둔갑해 매출액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국조폐공사의 골드바 제작·유통 과정을 문제삼으며 골드바를 국감장에서 들어보여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2012년 골드바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출액이 3540억원에서 지난해 4299억원으로 증가했고, 경영평가 실적은 같은기간 C등급에서 A등급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조폐공사가 올린 것은 회계상 매출실적일 뿐 실제 수익은 인증수수료밖에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조폐공사가 판매에 주된 책임을 지고 있고, 신용위험, 재고위험, 가격결정 등의 부담을 갖고있기 때문에 매출로 인식될 수 있다는 회계법인의 검증을 받았다"며 "거래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조폐공사 전직 감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와 체결한 계약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전직 감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 G사와 최근 5년간 2021억원에 달하는 거래를 체결했다. 거래 276건 중 3건을 제외하고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99년 4월 설립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G사는 16년간 조폐공사와 거래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조폐공사가 자체 골드바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골드바 제작도 맡게 됐다.

G사의 대주주인 이모씨는 지난 92년부터 94년까지 조폐공사에 감사로 재직했던 육군사관학교 18기 예비역 소장의 아들이다. 또 G사가 조폐공사 납품업체로 처음 선정될 당시 조폐공사의 감사는 이씨 아버지의 후배인 육사 21기 예비역 소장 이모씨였다.

박 의원은 "사실상 G사 매출 대부분이 조폐공사로부터 발생했다"며 "조폐공사가 전직 감사의 아들회사를 협력납품업체로 선정해놓고 일감몰아주기를 한 셈"이라고 김 사장을 코너로 몰았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조폐공사가 홈쇼핑에서 골드바를 판매하며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을 통해 유통을 맡겼다는 점을 꼬집었다. 골드바 가격도 유독 홈쇼핑에서만 최대 40%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조폐공사의 골드바를 위탁판매하는 금융사들은 조폐공사 자체쇼핑몰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는 방식으로 계약돼 있다. 하지만 홈쇼핑의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판매를 독점한 벤더업체의 자체 마진과 홈쇼핑 수수료가 붙어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다. 조폐공사는 벤더업체와의 계약내용은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상세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강 의원 측은 홈쇼핑에서만 골드바 판매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 "홈쇼핑에 골드바를 공급하는 벤더업체(판매대행사)의 마진과 '홈쇼핑'판매수수료 때문이라며 "조폐공사는 기껏 질좋은 골드바를 생산해 공급하면서 실제 이익은 중간 벤더업체와 홈쇼핑 업체가 다 가져가고 있다. 조폐공사가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보다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조폐공사의 수익에도, 소비자에게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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