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 '전결'로 800억 날렸다…"보증한도 증액 관리 구멍"

이현수 기자
2015.10.05 05:56

[the300][2015 국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하진 의원…사고금액 81%가 '전결'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최근 5년간 수출신용보증 사고 중 절반 이상이 '전결권' 행사에 따른 한도증액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결로 인한 보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무보의 수출신용보증 한도증액 후 보증사고는 111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55%인 61건이 부장·지사장·이사의 전결권으로 증액된 사례다. 전결로 인한 사고발생액은 전체 사고발생액 978억원의 81%인 798억원에 달한다.

무보는 현재 부서장 등이 보증한도를 최종 승인하는 전결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무보의 위임전결규정에 따르면 신규자금 지원 등 동의의 경우 △사장은 채권잔액 100억원 초과 △본부장은 100억원 이하 △부서장은 50억원 이하 △팀장은 10억원 이하 등으로 직급별 한도가 정해져있다.

무보는 지난해 터진 모뉴엘 사태로 현재 기업은행으로부터 955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 중견 가전업체인 모뉴엘은 1조2000억원이 넘는 허위수출입 실적을 신고하고 시중은행 등에서 6000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았는데, 무보는 이 과정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보증을 제공했다.

올 초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감사를 실시했으나 아직까지 전결권으로 한도증액이 이뤄지는 경우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미흡하다는 게 전 의원의 지적이다. 산업부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모뉴엘 사태 관련자 18명에 대해 문책 등 처분을 내리고 제도개선 과제 등 58건의 감사 결과를 무보에 통보한 바 있다.

전 의원은 "무역보험공사의 과도한 전결권 행사로 천문학적인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며 "한도 증액 등 민감한 상황의 경우 엄격한 내부 규정을 만들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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