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산부수법안 '수정동의안'에 담겨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기될 처지에 놓였던 법안들에 대한 '구제' 방안이 마련됐다.
1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국회선진화법상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여야합의로 수정안을 만들었을 경우 수정안에 반영된 법안을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별도 표기하기로 했다. 이르면 전산작업이 끝나는 다음주부터 시스템에 반영된다.
의안정보시스템상 해당 법안에 대한 본회의 처리여부는 '폐기'로 표기하되 '예산안부수법률안 본회의수정안 반영'이라는 문구가 추가된다. 또 '이 법률안은 국회법 제85조3에 따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법안에 대한 본회의 수정안에 그 내용이 반영됨'이라는 부가설명도 명기한다.
국회사무처의 이번 조치는 국회선진화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일부 개선한 것이다. 예산부수법안 자동부의제도로 의도치 않게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못한 법안의 경우 최종공표된 법안에 실질적으로 내용이 반영됐을 경우 '정상참작'해주겠다는 것이다. 모든 법안이 아니라 예산부수법안 '수정동의안'에 담긴 법안만 해당된다.
올해 여야가 수정동의안을 만들 경우 이에 반영된 법인세법 개정안,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역시 의원들의 '입법실적'으로 기록하게 된다.
현재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은 법안소위와 상임위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올라간 법안만 처리된 것으로 본다. 하나의 법안을 논의해 통과시켰을 때는 원안가결 또는 수정가결로 분류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묶어 논의한 뒤 하나의 '위원장대안'을 마련했을 때 함께 논의됐던 법안들은 '대안반영폐기'로 표기하는 식이다. 법안심사 과정에서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하고 '폐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반면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못한 법안은 '계류'로 표시된다.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거나 논의할 필요성이 낮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법안이다. 그대로 두면 '임기만료폐기'되는 게 대체적인 수순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지난해 예산부수법안 수정동의안에 반영되고도 폐기될 운명을 맞았던 66건의 세법 개정안이 수혜를 입는다.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미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예산부수법안 수정동의안에 내용이 반영됐지만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못해 '계류'상태였던 법안 66건을 '폐기'키로 의결했다.
지난해 조세소위는 위원장대안을 만드는데 실패해 12월 2일 본회의에 정부제출 세법개정안이 자동상정됐고, 여야는 뒤늦게 그동안 합의했던 내용을 담아 수정동의안을 만들었다. 수정동의안에는 의원입법안이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 법안은 1년간 공식적으로 '대안반영폐기'가 아닌 계류 중이었다.
통과가 된 것도 아니고 안된 것도 아닌 상태였던 터라 지난해부터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대안반영폐기가 돼야 의원들의 입법실적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안을 통과시킨 직후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재위는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법안에 대해 한마디도 논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의원 법안이 미아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의안과와 수차례 회의를 거쳤다"며 "실질적으로 법안에 내용이 반영됐으면 그부분은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