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하 현지시간) 체코 프라하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이번에 신성장 분야에서 다양한 양해각서(MOU)들이 체결됐는데, 이를 계기로 초고속 인터넷망, 원전, 의료기기를 비롯한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협력이 본격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함께 프라하성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포럼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양국은 이날 박 대통령과 제만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보건의료,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에 걸쳐 총 18건의 MOU를 체결했다.
체코는 테멜린(Temelin), 두코파니(Dukovany) 지역에서 100억달러(12조원) 이상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19년에는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체코는 현재 35%인 원전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6~58%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 기본계획인 '국가에너지컨셉'(SEC)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만약 우리나라가 체코로의 원전 수출에 성공한다면 EU 원전 시장에 진출한 첫번째 사례가 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전 관련 협력 MOU 등에 따라 체코 원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체코 의료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한·체코 보건의료 MOU'를 계기로는 연 14조원 규모의 의료기기 등 체코 의료시장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옛 공산권이었던 체코는 최근 의료 분야를 민간 중심으로 바꾸면서 의료기기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특히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의료기기 시장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을 비롯한 52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 노동, 금융시장에 대한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투자환경을 조성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협력 다변화 등을 통한 무역·투자 확대 △산업과 경제발전의 기초가 되는 기술협력 강화 △전통적 문화강국 간 문화산업에서의 협력 확대 등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들을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박용만 회장)와 체코상공회의소(블라디미르 들로이 회장)가 주최한 이 포럼은 당초 프라하 시내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박 대통령과 함께 온 경제사절단을 환대하는 차원에서 프라하성으로 옮겨 열 것을 제안해 장소가 변경됐다.
9세기 후반 건설돼 체코 왕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의 성으로 쓰인 프라하성은 현재 체코 대통령의 집무실 겸 공식관저로 쓰이고 있다.
앞서 양국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 중견·중소기업들의 체코 수출 지원을 위해 프라하 시내 호텔에서 1대 1 상담회를 개최했다. 상담회에는 중견·중소기업 29개사와 체코 등 유럽 측 바이어 약 85개사가 참여했다.
유럽 측 바이어에는 독일 폭스바겐그룹 계열의 체코 최대 완성차 업체 스코다(Skoda), 폭스바겐·아우디·BMW 2차 벤더인 페투(Pehtoo), 체코 1위 케이블 생산업체 프라캅(Prakab), 크로아티아 최대 철강 유통업체 MICK, 독일 화장품 유통업체 LH 브랜드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