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현행 국회의원 정원 300명에 지역구 246명·비례대표 54명을 기준으로 5일까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만들어 달라고 선거구획정위에 공식 요청했다.
이렇게 마련된 획정안에 따라 국회에서 법안을 만들고 정 의장이 오는 8일로 심사기일을 지정, 8일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수순이 예상된다. 단 쟁점법안도 함께 통과시켜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에 따라 본회의 부결 가능성이 나오는 등 변수는 여전하다.
정 의장은 31일 자정(1일 0시) 공개한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오는 1월 5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여 의장에게 제출해 줄 것을 의장 직권으로 선거구 획정위원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의 기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를 예외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여야가 지켜온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고 지역구 국회의원도 지금처럼 246명이다.
·
선거구별 인구편차 허용범위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의 인구가 가장 적은 선거구의 2배가 넘지 않도록 2:1로 하고 예외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선거구별 인구편차 산정의 기준일은 2015년 10월31일로 제시했다. 이 경우 지난 7~8월을 기준으로 계산한 통폐합 대상 선거구 숫자와 그 지역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자치구‧시‧군의 일부 분할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되 일부 예외는 인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즉 5개 이상 자치구‧시‧군에 걸치지 않으면 하나의 선거구를 구성할 수 없는 경우, 인구 하한에 미달해 인접 지역구와 합해야 하는데 어느 지역구와 합하더라도 인구 상한을 초과해 결국 인접 지역구 자치구‧시‧군의 일부 분할을 피할 수 없는 경우다.
정 의장은 또 "농어촌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수도권 분구대상 선거구 중 자치구‧시‧군의 일부를 분할, 분구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분구 제외 선거구는 3개를 초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해를 넘겨서도 선거구획정안을 도출하지 못한 것을 '입법비상사태'로 규정했다. 그는 "선거구 자체가 없어졌으니 선거운동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알 권리’와 ‘알릴 권리’를 침해받는 국민들과 예비후보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에 반해 현역 국회의원은 의정보고 활동 등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예비후보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고 선거권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역의원과 현역의원 아닌 후보들 간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민주적 선거절차에 큰 흠결이 아닐 수 없다"며 결국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우려되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획정위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제시한 기준과 각자의 양심에 따라 독립적 지위가 보장된 선거구 획정위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