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공천경쟁 '시즌2' 비례대표

김태은 최경민 신현식 지형호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2016.02.04 09:09

[the300](종합)

[단독]새누리, 비례대표 당선권에 조선족 배정한다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중국동포(조선족) 출신 인사를 배정하기로 확정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저출산 대책회의에서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당내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최근 비례대표 선발에 대한 1차 가안을 내부적으로 보고하고 선발 분야와 선발 방식 등의 큰 틀을 확정했다.

우선 여성과 소외계층, 장애인 등의 세 분야를 큰 틀로 하고 이들을 당선 안정권에 배정하기로 했다. 이 중 20대 총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동포 출신을 전진 배치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는 약 7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과 영주권자, 한국 국적을 회복하거나 취득한 이들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이들은 2014년 말 기준으로 한국 체류 외국인의 33%를 차지하며, 전체 재외동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2%에 달한다. 한국국적을 취득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선족은 약 7만7000명으로 이들의 대부분은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에 거주한다.

중국동포 사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재한중국동포유권자연맹은 2기 회장에 김영희 회장을 선출하고 정치권에 조선족 사회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을 내비쳤다.

새누리당은 우리나라에서 무시못할 집단으로 성장하는 중국동포를 지지층으로 흡수하는 한편, 중국동포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새누리의 다문화 정책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는 '다문화 국회의원' 1호로 이자스민 의원이 비례대표로 배치된 바 있다. 이자스민 의원은 국회에서 다문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비례대표 재선'을 노렸으나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불가 방침으로 결론난 것으로 전해진다.

탈북자 출신 역시 별도로 비례대표 당선권 순위에 배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탈북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탈북자 사회가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지 않아 선거에서 비례대표 배정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년 비례'의 경우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을 예정이다. 비례대표 순번 배정에서 당선권에 1명만 배치하고, 나머진 후순위에 배치하되 전체 인원도 3명을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새누리 '다문화' 더민주 '전문성' 국민의당 '청년'

4·13 총선을 앞두고 소리없는 비례대표 공천 전쟁이 물밑에서 한창이다. 각 정당이 내놓는 비례대표 후보 면면이 그 당의 정체성과 정책 방향, 선거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참신한 정치 신인을 발굴해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 산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 소속 여성 예비후보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위원장 이에리사)는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신인에 대해 격려와 함께 새로운 당의 공천룰을 설명했다. 2016.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은 지역구 후보 선정을 상향식 공천으로 결정하기로 한 만큼 비례대표에 인재영입이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구에서 상대적으로 공천이 어려운 여성을 배려하기 위해 비례대표에서 여성 몫을 60%로 확대한만큼 여성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새누리당 입장을 앞장서 대변해 왔던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다. 전희경 사무총장은 지난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젊은 인재로 직접 소개했다. 여성은 물론 전문성과 당 정체성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당선 안정권 배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초의 '여성 치안감'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도 비례대표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녀의 영역'을 개척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적극 영입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여성 최초로 은행장 자리에 오른 권선주 기업은행장도 영입설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권 행장을 본받으라"고 할 정도로 특별한 애정을 보인 바 있어 여권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당시 '다문화'의 상징으로 이자스민 의원을 비례대표로 배치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20대 총선에서는 중국동포(조선족) 출신을 당선권에 배정하기로 했다. 국내 중국동포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 중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종석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이 우선 순위로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최유진 소통기획단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뉴파티위원회 2030 청년후보 소개 및 지지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6.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총선 비례대표 키워드는 '전문성'으로 볼 수 있다. 더민주는 당선 안정권에 각계 전문가들을 대거 포함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당이 취약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경제와 안보 분야의 전문가를 비례대표 후보로 수혈할 계획이다.

아직 비례대표 출마자들의 윤곽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장 정도가 잠재적인 비례대표 후보로 언급된다.

최근 더민주가 각 분야의 인재영입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수도권이나 호남 지역 출마가 점쳐진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의장이 전문성을 살려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지만 최근 지역구 출마도 언급되고 있다.

최근 더민주 입당을 전격 선언한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의 경우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마포갑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비례대표를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비례대표선출규정제정TF 팀장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이 지향하는 방향이 유능한 경제정당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관련 콘셉트를 넣은 것이 차별점"이라며 "민생복지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해 현장에서 사회 취약계층을 대변해 활동한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주승룡 원내대표(왼쪽부터),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김한길 상임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에서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2016.2.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비례대표 순번 10번까지도 당선 안정권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집행위원장을 담당했던 박선숙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당 안팎의 대소사를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어 지역구 출마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전 의원은 "개인의 거취는 당에 맡기겠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태규 실무지원단장의 비례대표 출마설도 계속 제기된다. 이태규 단장은 경기도 고양덕양을 지역으로 출마를 준비해왔지만 국민의당 창당 작업으로 지역구 출마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 청년 계층을 대변하는 당 청년위원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직접 영입한 이준서 에코준컴퍼니 대표 등이 당초 출마에 선을 그었지만 당과의 조율을 통해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비례대표, '전(錢)국구'는 없다?…與 오디션, 野 시스템

#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는 득표율 13%를 기록하며 비례대표 8명을 국회에 진입시켰다. 당의 비례대표 1번은 당시 만 30세의 양정례씨였다. 별다른 경력이 없는 그의 비례대표 당선은 총선의 '미스터리'로 꼽혔다. '미스터리'의 정체는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양 전 의원의 모친이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에게 17억원을 주고 비례대표 1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그는 이듬해 대법원에서 혐의가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양 전 의원의 사례는 불투명한 비례대표 공천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밀실 공천으로 계파 줄세우기의 수단으로 활용된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한 때 전국구(全國區)로 불린 비례대표를 '전(錢)국구'라고 부를 정도로 금권선거의 온상이라는 이미지 역시 강했다.

최근 정치계가 보다 투명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비례대표 공천의 초점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는 것에 맞춰져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보다 투명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중이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룰'에 걸맞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 마련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가 비례대표에 대해 "철저한 경선을 통해 거기서 점수를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얼마나 투명한 절차가 만들어질 지 여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대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날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위원장 이에리사)는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신인에 대해 격려와 함께 새로운 당의 공천룰을 설명했다. 2016.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선 비례대표 선발 과정을 100% 공모제로 진행하는 것이 유력하다. 최근 관련 방식과 관련해 당내에서 1차 보고가 이뤄졌다. 마치 TV프로그램 '슈퍼스타K' 처럼 비례대표 후보를 공개 모집하고 100~500명(당원+일반인)의 '국민공천배심원단'이 적합성을 판단해 후보자를 선발하는 일종의 '오디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단의 오디션 및 투표 과정의 경우 인터넷 등을 통해 중계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비례대표 후보의 공개모집은 여성, 소외계층, 장애인 분야에서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세 자릿수의 비례대표 후보를 받은 후 점수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각 분야에서 1~2위를 차지한 후보자들을 곧바로 비례대표에 공천할지, 아니면 최고위원회 등에서 논의를 거친 후 공천 여부를 확정할지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비례대표 시행세칙을 이미 마련한 상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마련된 공천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기본적으로 가진 만큼 전체적인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공천은 비선출과 선출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20명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으로 봤을 때 이 중 12명(60%)은 비선출로, 8명(40%)은 선출로 우선 채운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구성될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가 각 분야별 후보와 순위를 정한 후,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명부 순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비선출은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공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제, 외교·안보, 복지, 교육·문화 등 4개 분야에서 각 3명 내외의 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향후 구성될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가 서류, 면접, 전문가배심원 심사 등을 거친 후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2016.2.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출은 청년, 노동, 취약지역(대구·울산·강원·경북), 사무당직자 등 4개 분야에서 이뤄진다. 관련 분야의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다. 사무당직자는 남여 각 2인씩(총 4인), 나머지 분야는 모두 남여 각 1인씩(총 2인)을 선출한다.

'100% 공모제'의 여당이나, '시스템 공천'의 야당이나 모두 그 취지에서 '밀실 공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는 평가다. 구상대로만 진행된다면 전체적으로 기존보다 투명한 비례대표 공천 과정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계파갈등이 극심한 여·야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깔끔하게 비례대표 공천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당장 새누리당의 경우 공모제의 기본이 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의 구성에서부터 계파 싸움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비선출 후보자들을 정하는 비례대표공관위가 주류측 인사들로 구성될 경우 비주류의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비례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한 후보자는 "각 당의 공관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선거 역사상 단 한 번도 비례대표 공천에 잡음이 없었던 적은 없다"며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파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여성 60%...비례 축소로 빛바래나

#여성이 국민의 절반이다. 하지만 여성 국회의원은 46명(3일 기준)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지역구 출신은 21명 뿐이다. 여성 국회의원의 절반 이상이 비례대표 덕분에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20대 총선에서도 비례대표는 여성·소수자 정치인들의 활로가 될 수 있을까.

◇ 여야, 비례대표 여성 공천 50→60% 확대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모두 20대 총선 비례대표 여성 공천 비율을 60%로 올리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5일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서 여성 비례대표 비율을 이전 50%에서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정했다.

새누리당 공천제도특위에 참가했던 홍문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비례대표 1번부터 시작해 홀수에 여성을 배정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그보다 좀 더 상향 조정을 줘야 한다는 데 위원들 간 의견이 일치했다"며 "지역구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비례대표를 통해 보완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제10차 혁신안에서 비례대표 당선우선권에 여성 60%를 우선배정토록하고 이를 당헌, 당규에 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TF 위원장을 맡은 홍익표 의원은 "여성과 남성 비율을 6:4로 한다는 것은 당헌·당규 내용이므로 비례대표추천시행세칙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며 "여성이면서 청년이면서 비정규직이라든지, 여성이면서 교육전문가라든지 복수대표성을 지닌 후보자에게는 가산점을 주기로 해 자연히 여성이 배려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의 이런 배려도 비례대표 의석수 감소에 따라 빛이 바랠 수 있다. 19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 수는 54석이었다. 여성이 절반 당선된다고 하면 27석. 20대 총선 의석수는 여야 대립으로 인해 미정이지만 253석, 비례대표 47석이 유력하다. 47석의 60%는 28석. 비례대표 출신 여성 의원 수는 제자리 걸음에 그칠 수도 있다.

◇ '제2의 이자스민' 나올까?…조선족 비례대표 설 '솔솔'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다문화, 한부모가정 등 소수자 몫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외국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탈북자 출신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 청년 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광진 더민주 의원 등 비례대표는 여성 뿐 아니라 소수자 정치인들의 활로가 돼 왔다.

20대 총선에서 '제2의 이자스민'이 나올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이 조선족 출신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놓기로 방침을 정해 이자스민 의원의 빈자리는 조선족 출신이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숫자로 보면 다문화 가정이나 탈북자보다 조선족 숫자가 더 많은데 비례대표 추천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년 비례대표도 1명 이상 안정권 내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간 비례대표 배정과 관련해 청년계층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아직 꾸려지지 않아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장애인이나 다문화 가정 등 관례적으로 배려해 계층을 포함해 소수자들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하는 기조는 20대 총선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는 비례대표추천시행세칙에 소수자 TO(할당인원)를 못박았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 컨셉을 △유능한 경제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 △민생복지 및 양극화 해소 △사회적 다양성 등 크게 4가지로 잡았는데 이중 민생복지분야 를 소수자 배려를 위한 TO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민생복지·양극화 해소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약자 및 취약계층 대변할 후보 3~4명, 사회적 다양성 분야에서 다문화, 재외동포, 탈북자, 장애인 등 3~4명을 예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증없는 비례대표, '돈·권력 고리' 끊을까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당신이 어떻게 해서 의원이 됐느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지난해 9월, 인명진 2012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의 명언이라며 소개한 얘기다. 인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이 왜 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들을 공천했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설명해 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각 정당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된 검증없이 국회에 입성하는 비례대표의 문제점을 개선할 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유력 정치인이나 계파의 전유물로 인식된 비례대표 공천권한을 공개모집 방식으로 변경해 공정성을 인정받으려는 게 최근 정당들의 움직임이다.

비례대표제는 지역이기주의 폐해를 보완하고 전문가 및 소외계층, 직능단체 등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전체 의석의 6분의 1가량을 차지할만큼 숫자가 적지 않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에 비해 유권자의 선택권은 제한돼있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정당이 미리 제출한 후보자를 상위부터 순차적으로 당선시키는 구속명부식(폐쇄형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대부분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의 입맛에 따라 비례대표 순번이 결정됐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당선이 유력한 선순위에 상징적 인물을 배치하지만,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후보에게 순번을 챙겨주기도 했다.

18대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양정례 전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공천헌금 내면 선순위…돈줄 역할로 '눈도장'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가 '공천헌금'이다. 돈으로 비례대표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진행된 공천헌금 관련 수사 상황을 종합해볼 때 30억~50억원이면 안정권, 수천만~5억원이면 대기순번을 받았다.

비례대표 공천헌금 문제로 크게 주목을 받은 때는 18대 총선에서다. 특히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 입성한 양정례 전 의원이 눈길을 끌었다.

처음엔 18대 최연소 국회의원(30세)으로 주목을 받다가 사회경력 부실 등 자격논란이 제기됐다. 이어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어머니를 배경으로 국회 입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공천헌금 30억원을 건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당시 대표였던 서청원 의원은 양 의원 뿐 아니라 김노식 의원 등과 연루된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19대에서도 공천헌금을 상납한 의혹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가 있다. 김영주 자유선진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은 19대에서 비례 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당직자가 공천댓가로 요구한 50억원을 약속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 합당으로 인해 새누리당 소속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 25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현영희 의원도 5000만원을 공천로비자금으로 건넨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등록을 살펴보면 유력 인물을 비롯해 관료, 학자 등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정책적 부족분을 채우는 것이 보통이다. 노동자나 농민 등 소수계층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을 배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회 입성 전에 이른바 '돈줄' 역할을 해온 이들도 비례대표 '은덕'을 입는다. 이들은 실세의 행사장을 쫓아 다니며 현찰로 식비를 대납하는 식으로 눈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국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잘 모르는 단체의 장이라고 이력을 앞세운 이들 중에 이런 부류가 꽤 있다"며 "의정활동은 자기 직능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공천권자의 거수기나 확성기 역할만 할 뿐, 국익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판이 무혈입성? 공심위원도 비례대표

총선에 앞서 정당은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발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중심에는 공천심사위원회가 있다. 어떤 인물을 지역별 최종 후보로 내세울 지 결정하는 권한이 주어진 만큼 총선 시즌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기구다.

예비후보자들의 심판 역할을 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비례대표 선수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상위권을 배정받으면 국회 입성 '보증수표'를 받는 것이어서 '선수가 심판을 본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앞서 총선에서 이런 사례는 종종 있었다. 17대에 총선을 앞두고 나경원 판사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그 선거에서 비례대표 11번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18대에선 이은재 건국대 교수가 한나라당 공심위원으로 뛰면서 비례대표 9번을 받고 당선됐고, 김충조 전 민주당 사무총장은 17대에 낙선했지만 통합민주당 공심위원을 거쳐 비례대표 12번을 받아 국회에 재입성했다. 19대 총선에선 도종환 시인이 당시 민주통합당 공심위원이면서 비례대표 16번을 부여받고 당선됐다.

정당 내에선 총선 전략에 따라 외부서 영입된 인물에 공천심사 권한을 주면서 국회의원까지 보장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당 관계자는 "지역구 후보자들은 지역 유권자와 상대 후보로부터 자질 검증을 받지만 비례대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며 "공심위원이 비례대표 선순위로 배정됐다면 그건 권력자의 배려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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