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과 테러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2월중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통과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10일 고위 당정청 협의 후 기자회견)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여야 쟁점법안 논의의 궤도를 비틀어놓았다. 정부와 여당은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처리를 노동4법, 서비스산업발전법 통과보다 우선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여당의 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이 실제로 국민의 안전보장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이 목적이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북한인권재단 설립, 북한인권기본계획 수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북한인권법 처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당은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를 원한다면 북한인권법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의 발언에서도 볼 수 있듯 목적은 대북제재에 가깝다. 이는 북한인권법 제정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새누리당 지도부의 과거 발언과도 상충된다. 김무성 대표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형태가 훼손되면 통과시킬 이유가 없다"고 반복해 말해왔다.
북한 정권은 북한인권법을 두고 인권을 명목으로 자신의 정권을 붕괴시키려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에 대한 자극이 북한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해 인권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한다.
북한인권법 제정안 조문에서 야당과 각을 세우던 모습도 최근 행보로 모양이 궁색하게 됐다. 야당은 '국가는 북한인권증진 노력을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노력과 함께 추진하여야 한다'로 해야 한다며 인권과 한반도 평화를 등치시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은 인권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가는 북한인권 증진 노력과 함께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을 위한 방향으로도 노력해야 한다'로 한반도 평화 부분은 후순위로 미루자고 주장해왔다.
미사일 발사 직후부터 북한인권법 처리에 매달리는 새누리당은 법 통과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제대로 설명해야 '북풍' 정국을 이용한다는 오명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