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근 잘하세요", 이준석 "명함 잘 받아주신다"

김세관 기자
2016.03.31 17:01

[the300][4.13 미리보기①서울](2)노원병 르포

20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노원병 주요 출마 후보 명함. 사진=김세관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3파전(국민의당 안철수, 새누리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양상 전개가 유력한 서울 노원병 후보들은 31일 지하철역 출근인사로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을 시작했다.

후보들은 노원병이 아파트 중심의 서울 대표 ‘베드타운’이라는 점을 감안, 평일 이른 아침 유권자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지하철역을 첫 홍보지역으로 선정했다.

◇전통적 야당 강세…야권 분열로 與 의석 차지했던 18대와 비슷

바쁜 출근 발걸음 중에도 노원병 시민들은 명함을 나눠주며 한표를 부탁하는 각 당 후보들을 성의껏 응대했다.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는 “우리 동네는 그래도 후보들 명함을 잘 받아 준다.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찢거나 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빨간 옷을 입고 있으면 안 받아주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 출신 이 후보가 이처럼 앓는 소리를 하는 이유는 노원병이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18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 홍정욱 전 의원을 제외하면 의석은 모두 야당 몫이었다.

19대 총선에서도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57%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2013년 보궐선거에서 현역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무려 6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20대 총선의 구도는 야권 분열로 현재의 여당이 의석을 차지했던 18대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여당 홍정욱 전 의원은 43%의 득표율로 노회찬 전 의원(40%)과 김성환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16%)로 나뉜 야권에 신승을 거뒀다.

야권분열과 3파전이 20대 총선 노원병 당락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아울러 각 후보들이 내놓을 지역 공약이 가진 설득력도 타 지역에 비해 여러 모로 낙후된 인프라를 누리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노원병 표심을 상당히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노원병은 현재 △이전이 확정된 4호선 지하철 창동차량기지 부지의 용도 △오르지 않는 집값 △불편한 교통 문제가 최대 지역 현안이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에 31일 서울지하철 4호선 창동 차량기지 이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높은 인지도…타 지역 후보 지원에 따른 공백

제3당의 대표이자 노원병 현역인 안철수 후보는 본격 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가장 일찍 지역구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6시30분부터 7호선 수락산역에서 출근 인사를 진행했다.

당 대표라는 타이틀과 인지도를 반영하듯 현장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안 후보는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으며, 지역 주민들도 안 후보를 알아보고 악수를 하고 사진을 함께 찍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자신의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지역구인 7호선 수락산역에서 출근길 인사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그러나 안 후보는 지하철역 출근 인사를 마지막으로 지역구 활동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당 대표로서 다른 지역 후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해서다.

안 후보는 “주민들을 믿고 선거와 대표 활동을 하고 있다. 주민들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아침 출근을 노원에서 시작해 퇴근 일정을 노원에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자리를 비운 안 후보를 대신해 지역구민들과의 스킨십에 나서고 있는 전 야당 지역위원장 출신 이동섭 안 후보 비서실장(국민의당 비례 12번)은 “교통 문제와 환경문제 개선 공약을 공약의 중심에 두고 있다”며 “창동 차량기지에도 코엑스 같은 편의시설이 있어줘야 한다는 점을 주민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 이준석, 지하철 급행열차 공약 승부수

이준석 새누리당 서울 노원병 후보가 31일 7호선 마들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이날 생일을 맞은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도 오전 7시부터 7호선 마들역에서 출근 인사를 1시간 반 가량 진행했다.

안 후보 못지않은 인지도를 자랑하듯 반갑게 명함을 받아주는 시민과 기념촬영을 요구하는 시민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한 유권자는 이 후보를 알아보고 다시 계단을 걸어 올라가 편의점에서 비타민 음료 한 박스를 사서 이 후보에게 안기고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하철 관련 공약을 20대 총선의 승부수로 던졌다. 이 후보는 “노원을 관통하는 4호선과 7호선 급행열차를 만드는 것이 제 공약의 메인”이라며 “상대 후보들이 똑같은 패턴(창동 차량기지 이전, 뉴타운 공약 등)으로 나온다면 저는 다른 공약(지하철 급행)으로 차별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하철 급행열차 설치는) 지역 특성상 출퇴근이 멀 수밖에 없는 노원구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저의 선거 구호는 ‘하루 20분을 여러분 가족에게 돌려드리겠다’이다. 이 공약이 현실화 되면 노원구의 가치도 많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황창화 '다크호스'…그럼에도 안철수VS이준석 인식 뚜렷

더불어민주당 노원병 황창화 후보(왼쪽부터), 노원을 우원식 후보, 노원갑 고용진 후보가 31일 서울 노원 롯데백화점 앞에서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동 출정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세관 기자.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노원역 입구에서 노원 갑을병 후보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공동 출정식을 단행했다. 노원병 황 후보는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약점인데, 최근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황창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선거운동을 통해 지지율 격차를 극복해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후보의 선전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만난 노원병 유권자들은 20대 총선을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안 후보는 다양한 계층의 신뢰를 받고 있었지만 그동안의 지역구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날카로웠다.

수락산역 근처 은빛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70대 유권자(여성)는 “원래 항상 1번(새누리당)을 찍었었지만 이번엔 아들이 3번(국민의당) 후보를 찍으라고 해서 그렇게 할 생각”이라며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야 큰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계주공 14단지에 거주한다는 30대 이 모씨(여성)는 “현 정부에 불만이 많아서 (안 후보에게) 표를 주긴 줄 생각이지만 안 후보가 지역구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 못지않은 인지도와 젊은 피라는 장점에 매력을 느끼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부족한 경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존재했다.

상계주공 12단지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장 모씨(남성)는 “현재 국회의원들이나 이번에 나온다는 후보들이나 나이가 너무 많다. 우리 같은 세대를 대변하는 젊은 사람이 가서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이 후보가 우리(젊은 세대)와 지역구 목소리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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