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후보 연대 실패로 수도권 내에서 최소 20석 가량이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거구에서 야권이 의석을 상당수 잃을 경우 후폭풍이 우려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4월 진행된 20대 총선 수도권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후보의 등장으로 야권 표 일부가 잠식되면서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는 곳은 20곳 이상이다.
더민주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당 후보보다 2배 이상 높으면서 새누리당 후보에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의 절반 이하에서 경합하는 지역이다. 예컨대 새누리당 A후보 지지율이 30%, 더민주 B후보가 26%인 경우, 국민의당 C후보가 8~13%면 더민주 후보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더민주 후보의 절반을 넘을 경우 국민의당 후보 자체의 경쟁력이 있다는 해석에 따라,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을 전부 더민주 후보에 더하는 경우 국민의당 후보가 가져갈 새누리당 지지율 잠식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해석에 따라 기준을 정했다. 또 유권자들의 변심 등을 고려 4월1일부터 발표된 여론조사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결과 서울에서 6곳, 인천에서 4곳, 경기에서 10곳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6곳=서울 종로의 경우 7일 KBS와 연합뉴스의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40.0%)와 정세균 더민주 후보(40.4%)의 격차는 박태순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야권이 단일화를 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한 껏 높아지는 곳이다.
정청래 더민주 의원의 공천탈락으로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가 다소 유리해진 마포을도 손혜원 더민주 후보가 김철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했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다. 7일 YTN 조사에서 손 후보(30.0%)는 김성동 후보(32.4%)와 김철 후보(9.9%)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은 격차로 경합 중이다.
광진을에서 5선에 도전하는 추미애 더민주 후보도 황인철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14.1%)이 아쉽다. 7일 서울경제 여론조사에서 추 후보(31.9%)는 정준길 새누리당 후보(34.6%)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다.
5일 YTN 조사에 따르면 중랑을 박홍근 더민주 후보(31.7%)는 강동호 새누리 후보(34.7%)에 3%포인트 차의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강원 국민의당 후보(8.3%)와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유리한 구도가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중·성동갑에서 김동성 새누리 후보와 2강 구도를 펼치고 있는 홍익표 더민주 후보는 36.2%의 같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서경선 국민의당 후보의 5.7%가 절실하다.
영등포갑 박선규 새누리 후보(36.4%)와 김영주 더민주 후보(33.2%)도 6일 YTN 결과로 보면 초접전이다. 강신복 국민의당 후보(6.0%)와 정재민 정의당 후보(4.7%)의 지지율이 10% 이상 나오는 것을 고려해 단일화 실패 영향지역에 포함됐다.
◇인천 4곳=인천의 남동갑·을, 서을, 계양갑도 국민의당 후보의 등장으로 더민주 후보의 탄식이 새어나오는 곳이다.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33.0)와 맞붙는 박남춘 더민주 후보(37.3%)는 김명수 국민의당 후보(11.0%)의 일부만 가져와도 오차범위를 벗어나고,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33.2%)와 양강체제를 보이는 윤관석 더민주 후보(35.7%)는 송기순 국민의당 후보(5.3%) 지지율 절반이면 어깨가 가벼워진다.
4.29 재보선까지 4번을 패배한 신동근 더민주 후보는 선거구 재획정으로 강화도를 떼어냄에 따라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상대는 6선에 도전하는 황우여 새누리 후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7일 경인일보 조사에선 2.7%포인트차로 뒤졌다. 허영 국민의당 후보의 한자릿수 지지율이 커보이는 이유다.
계양갑 유동수 더민주 후보도 오성규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경합 중이다. 이수봉 국민의당 후보가 10%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2위와의 격차가 크다.
◇경기 10곳=60개 의석이 걸린 경기도는 적어도 10곳의 더민주 후보가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월 여론조사 기준, 수원정·무, 성남중원, 의정부갑, 안양만안, 부천원미을, 부천소사, 고양정, 의왕과천, 용인정 등에서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잠식에 애를 먹고 있다. 국민의당 후보의 기세가 커질수록 새누리당의 이른바 '어부지리'를 허용할 판이다.
수원정의 경우 박광온 더민주 후보는 김명수 국민의당 후보의 등장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수영 새누리당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수원무에서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더민주 후보는 7일 서울경제 여론조사에서 김용석 국민의당 후보가 7.7%를 가져가면서 정미경 새누리 후보에 오차범위에서 경합 중이다.
반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원갑은 새누리당 박종희 후보와 더민주 이찬열 후보가 여론조사에 따라 커다란 격차로 순위가 뒤바뀐 탓에 제외됐지만 역시 국민의당 김재귀 후보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구제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본선행을 치르는 5선의 문희상 더민주 후보(31.5%)도 자신의 텃밭인 의정부갑에서 고전하고 있다. 김경호 국민의당 후보(15.5%)가 야권표를 잠식하면서 7일 서울경제 기준 강세창 새누리당 후보(33.2%)에 오차범위 내서 접전 중이다. 19대 총선에서 문 후보는 47.1%를 얻어 당선됐다.
더민주 원내대표인 4선의 이종걸 후보도 예외는 아니다. 19대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1일 YTN 조사에서 장경순 새누리 후보와 32.3% 동률을 기록했다. 곽선우 국민의당 후보가 11.8%를 가져간 영향이 크다. 5선가도에 먹구름이 끼면서 지도부 일정을 챙길 여유가 없다. 평택갑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부천 등 당 선거지원에 나서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마다 순위가 바뀌는 용인정도 관심을 끈다. 김종희 국민의당 후보가 10%대를 가져가면서 표창원 더민주 후보는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와 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부천에서도 김정기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표 '갈라먹기'로 소사댁 김상희 더민주 후보는 차명진 새누리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원미을 설훈 더민주 후보도 이승호 국민의당 후보의 선전으로 이사철 새누리당 후보와 난전을 벌이고 있다.
비교적 앞서있던 고양정 김현미 후보도 7일 YTN 조사에서 김영선 새누리 후보의 오차범위 내 추격을 허용했다. 길종성 국민의당 후보의 13.0%가 커보인다. 또 같은 조사에서 의왕과천 신창현 더민주 후보는 김도헌 국민의당 후보에 야당표 일부를 뺏기면서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와 경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