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역대 최소', 월세거래 '역대 최다'
#.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사는 직장인 서모(40)씨는 2년 만에 또 이사를 준비 중이다. 84㎡ 아파트 전세계약을 맺었는데 다음달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집주인이 월세 전환을 통보해서다. 매달 빠듯한 월급으로 월세비까지 부담할 수 없어 시흥이나 광명 일대를 알아보고 있다.
서씨는 "간혹 찾은 전세 매물도 7000만원을 더 달라고 한다"며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월세만 있지 조건에 맞는 전세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전·월세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3월(1분기) 서울의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전·월세 거래 통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2011년 전세거래량은 3만9306건이었으나 지난해 3만7121건을 기록했고, 올해는 2만8666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건수로는 8455건, 약 22.7%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월세거래량은 역대 최고치다. 2011년 7215건에 머물던 거래량은 지난해 1만5451건을 기록했고, 올해 1만7458건으로 5년 새 1만건 이상 증가했다.
그러다보니 전·월세 거래량 차도 1만가구대로 근접했다. 2011년 전·월세 거래량 차는 전세가 3만2091건 많았지만 지난해 2만1670가구까지 좁혀졌고, 올해는 1만1208가구 차이로 줄어들었다. 전·월세 거래량이 1만가구대 차이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 계약이 줄고 월세 계약이 느는 것은 저금리 기조에서 집주인이 전세 임대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월세로 전환할 경우 매달 은행이자 이상의 돈을 임대료로 얻을 수 있어 월세전환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세입자들은 주택보유에 따른 가격하락 부담이 없고 세금 납부도 없는 전세를 선호하면서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파트 전세가격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244만원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4억원을 넘어선 것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달팽이유니온, 전국세입자협회, 집걱정없는세상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통해 이른바 '미친 전세'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을 포함한 125개 단체들은 서민주거안정연석회의를 구성하고 국회에 제도 수용을 요구해왔다.
참여연대 소속 김남근 변호사는 "서구유럽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허용하고 있다. 세입자가 당장 쫓겨나지 않게 되고 협상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며 "야3당이 이런 기조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주택임대차 안정화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을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