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별 등록금제' 국회 문턱 못 넘은 이유는?

임상연 기자
2016.09.02 05:42

[the300][이주의 법안]'2016년 8월4주'③핫액트-고등교육법 개정안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실질적 반값등록금 공약이행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지역 총학생회 및 학생대표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대표자들은 "최근 정부와 대학의 노력으로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는 광고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가장학금이 가진 한계를 해결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고 등록금 인하를 통해 실질적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2016.3.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에서 대학 등록금을 학점별로 징수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 것은 19대 때부터다. 당시 민주당 백재현·우원식·정호준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관련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현행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대학들은 학기·학점별 또는 월별로 등록금 징수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있는데 대부분의 일반대학은 학기별로 징수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안들은 학기별 대신 학점별로 징수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들 법안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소속 상임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데다 정부도 학점별 등록금제 도입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학생 수나 재정여건 등이 다른 상황에서 학점별 등록금제를 어떻게 도입할 것 인지부터가 문제였다. 학점별 등록금제 도입에 따른 등록금 부담 완화 효과는 실제 학점별 등록금을 얼마로 책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학점별 등록금이 높게 책정되면 일부 과목만 이수하는 학생은 등록금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전 과목을 이수하는 학생은 오히려 부담이 커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것. 2012년 9월 진행된 교문위 법안소위에서도 동덕여대 사례와 함께 이 같은 문제가 거론됐다.

동덕여대는 2001년 2학년부터 학점별 등록금제를 도입하면서 한 학기에 16학점을 이수하면 총 등록금과 같게 책정했다. 그 이상 학점을 이수할 경우 기존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등록금 과다징수 논란이 일었고 결국 2004년 학점별 등록금제를 전면 폐지했다.

당시 교문위 전문위원이었던 임진대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각 대학이 학칙으로 졸업이수학점을 130∼140학점으로 규정하고 있어 동덕여대와 같은 방식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경우 전 과목을 이수하는 학생의 경우 등록금이 인상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학점별 등록금제는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실질적인 등록금 부담 완화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점별 등록금을 교육비 원가 등 다른 변수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연간 등록금을 이수학점으로 나눈 수준으로 받게 되면 대학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서남수 전 교육부장관도 2013년말 교문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학점별 등록금제와 관련 “지금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형편에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게 검토를 해야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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