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與 '특검 수용'에 "국회 논의 지켜보자"

이상배 기자
2016.10.26 17:18

[the300] 靑 "검찰 수사 진행 중"…사상 초유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성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새누리당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의 특별검사(특검) 도입 요구를 전격 수용한 데 대해 청와대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행 법상 국회가 특검안을 의결할 경우 대통령은 특검 임명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 특검이 실시될 경우 사상 초유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참모는 26일 "여당이 특검을 수용키로 했지만 아직 특검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아닌 만큼 논의 과정을 지켜보자"며 "이미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특검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국정 자료 유출 사태와 관련, "청와대도 수사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는 이에 대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미"라며 특검 수사에 협조할 지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유보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조성 과정의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최씨의 자택으로 알려진 빌딩과 미르·K스포츠재단 사무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내 이승철 부회장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전날 검찰은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를 확보, 청와대 관련 자료 등 파일들에 대한 분석에 착수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중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특검을 반대할 생각이 없다"며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이고 특검 실시를 위한 여야 협의를 바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미 특검 도입을 당론으로 정한 가운데 여당까지 이를 수용함에 따라 국회의 특검안 의결은 시간 문제가 됐다.

현행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검 실시가 결정될 경우 대통령은 특검 후보추천위원회에 지체 없이 2명의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 이어 위원회가 5일 내 2명의 후보자를 서면으로 추천하면 대통령은 3일 내 후보자 가운데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와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특검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청와대를 상대로 압수수색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역사상 청와대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경우는 단 한번도 없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실패했다. 대신 청와대는 제3의 장소에서 관련 자료를 특검팀에 임의 제출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11조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해선 본인 또는 해당 기관이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할 경우 소속 기관 또는 감독기관의 승낙 없인 압수수색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속 기관 또는 감독기관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한편 박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사과를 통해 사실상 인정한 자료 유출 행위의 위법성 여부와 관련, 청와대 참모는 "언론 보도 등을 보면 불법이 아닌 쪽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최씨에게 넘어간 자료들이 완성본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누구든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유출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완성된 자료에 대해서만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적용한 판례가 있어 최씨에게 넘어간 자료들이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지 여부를 놓고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형법상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 여지는 남아있다.

어떤 경우든 위법 행위로 결론이 날 경우 연설문 유출을 지시한 박 대통령에게도 형법상 교사 또는 공동정범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기 때문에 만에 하나 박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더라도 퇴임 후에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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